김효주·이미향 3승 합작…30대 베테랑이 이끈 K골프 역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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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그린에 다시 부는 '태극 여풍'
약점 보완해 부활한 세리키즈 귀감
슈퍼 루키 황유민·윤이나도 맹활약
신구세대 조화가 '장기 전성기' 열쇠

  • 등록 2026-05-13 오전 12:05:00

    수정 2026-05-13 오전 12:05:00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세대인 박세리의 등장 이후 한국 여자골프는 오랜 시간 세계 무대를 지배했다. 특히 2015년과 2017년, 2019년에는 각각 15승씩을 합작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박세리의 영향을 받아 골프를 시작한 이른바 ‘세리 키즈’들이 L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꾸준히 배출된 것이 원동력이었다.

김효주.(사진=AP/뉴시스)

박인비를 중심으로 최나연, 유소연, 김인경, 양희영, 지은희 등 2세대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다. 이후 김세영, 김효주, 전인지, 박성현, 고진영, 이정은(1996년생) 등이 뒤를 받치며 세대 간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3세대의 시작을 알리는 2020년대 들어 한국 여자골프는 다소 주춤했다. 한국 선수들은 △2022년 4승 △2023년 5승 △2024년 3승에 그치며 과거와 같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존 스타들의 공백을 메울 신예의 성장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 장타와 피지컬 중심으로 재편된 LPGA 투어 흐름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반등의 신호탄은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한국 선수들은 2025시즌 LPGA 투어에서 6승을 합작했다. 시즌의 3분의 1이 지나간 올해 역시 11개 대회에서 벌써 3승을 거두는 등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베테랑의 활약이다. 올해 33세가 된 이미향은 ‘블루베이 LPGA’에서 8년 8개월 만에 우승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995년생 김효주는 ‘포티넷 파운더스컵’과 ‘포드 챔피언십’을 연달아 제패하며 다시 한번 정상급 기량을 입증했다. 김세영 역시 ‘JM 이글 LA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이들의 활약은 단순한 일시적인 반등이 아니다. 이미향은 어깨 부상으로 완벽한 스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시즌 내내 퍼트 훈련에 매진해 경쟁력을 되찾았다. 김효주는 턱걸이 등 체력 훈련을 통해 비거리를 10m 이상 늘렸고, 김세영 역시 경기 운영 능력을 끌어올리며 반등 흐름을 만들었다.

한희원 스포티비골프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은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이미 세계 최정상급 기량과 준비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효주와 이미향 등 베테랑들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시기임에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진단하고 보완하는 데 엄청난 공을 들였다”면서 “이같은 태도는 후배들에게 단순한 기술 조언 이상의 심리적 귀감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미향.(사진=AP/뉴시스)

최근 미국 무대에 적극 도전하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고무적이다. 특히 윤이나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루키 시즌 26개 대회에서 ‘톱10’ 한 차례에 그쳤던 윤이나는 올 시즌 8개 대회 만에 벌써 세 차례 ‘톱10’에 진입했다.

최혜진도 꾸준한 성적으로 차세대 에이스 입지를 다지고 있다. 유해란은 지난해까지 L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임진희는 CME 글로브 포인트 7위에 올라 있고, 황유민은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며 한국 골프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윤이나.(사진=AP/뉴시스)

다만 한국 여자골프가 다시 장기적인 전성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베테랑의 경험과 신예의 성장세가 조화를 이루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효주는 “베테랑 선수들만 잘해서도 안 되고, 어린 선수들만 잘해서도 안 된다”며 “어린 후배들이 미국 무대에 와서 활력을 불어넣고, 선배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후배들도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배들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후배들도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다”며 “세대 간 선순환이 이어질 때 한국 여자골프 전체의 힘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랭킹 1위 출신 유소연은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소연은 “일부 기업들이 은퇴 시기에 가까운 선수들에 대한 후원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며 “베테랑 선수들이 투어에 남아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황유민.(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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