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고 돌아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핵심 쟁점인 3500억 달러 대(對)미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미국이 전액 현금 투자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20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찾기 위해 마지막 움직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협상단은 16일(현지시간) 러트닉 장관과 2시간 넘게 회동한 데 이어 저녁 만찬까지 함께하며 입장 조율을 시도했다.
그 결과 한미 관세 협의의 주요 쟁점인 3500억 달러 전액 현금 투자 관련해 미국이 상당 부분 한국 입장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김정관 장관은 "한국의 외환 시장에 대해서 부담을 주는 선에서는 안 되겠다는, 양측의 컨센서스가 있었다"며 "외환시장 관련한 내용이 협상의 상당한 허들이었는데, 양측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여러 쟁점이 합의점에 이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장관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김정관 장관에 앞서 19일에 귀국했다.
귀국길에 김용범 실장은 "이번 방미 전보다는 APEC 계기로 타결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대부분 쟁점에서 상당히 의견 일치를 보았지만, 조율이 필요한 남은 쟁점이 1~2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관 장관은 김 실장이 언급한 남은 쟁점을 묻는 말에는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남은 쟁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 추가 협상 진행 여부와 관련해 "관계 부처와 논의해 보고, 필요하다면 갈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기적으로 APEC 전 해결 가능한 과제인지에 대해 먼저 판단이 필요하고, 필요하면 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대통령실과 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협상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 간 정치적 결단을 통해 매듭짓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오는 29일까지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한 막판 협상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