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기증자료 특별전 개막
백범이 ‘동포 지원’ 당부 적은 태극기
안창호 선생 장녀가 보관하다 기증
의열단원 김지섭 옥중편지 등 공개
백범 김구의 친필이 담긴 태극기를 독립기념관의 기증자료 특별전 ‘순간에서 영원으로―기증자료, 영원한 유산이 되다’에서 마주할 수 있다. 개관 37주년을 맞아 12월 1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선 보물 및 국가등록문화유산 등 기증자료 62점을 선보인다. 이 중 한국광복군에 대한 동포들의 지원을 당부하는 내용의 백범 친필이 담겨 보물로 지정된 ‘김구 서명문 태극기’가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이던 백범은 이 태극기를 1941년 미우스(梅雨絲) 신부에게 전달했는데, 도산 안창호의 장녀 수산 안(Susan Ahn Cuddy)이 이를 입수해 기증했다. 1950년 6·25전쟁 당시 경주에서 자원 입대한 학도병 19명이 출정 전 태극기에 소감과 함께 서명한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도 전시된다.
전시 1부 ‘기증의 순간, 역사가 되다’에서는 주요 기증자료를 ‘개관 전후의 자료 기증운동’과 2009년 추진된 ‘범국민 역사자료 기증운동’ 등 시기별로 살펴본다. 1985년 수산 안이 기증한 ‘대한독립여자선언서’(국가지정기록물 제12호), 한국스카우트연맹이 기증한 ‘조선소년군 단보(朝鮮少年軍 團報)’ 등이 소개된다.
2부 ‘기증자료, 영원한 유산이 되다’에서는 의열단원 김지섭의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최근 보존 처리한 ‘김지섭 옥중 편지’와 대미 외교활동을 전개하며 의사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서재필의 진료 가운이 공개된다.기록물 중에선 일제강점기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조선어학회의 ‘조선말 큰사전’ 원고(보물)와 3·1운동의 배경과 전개 과정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김병조(1877∼1948)가 저술한 ‘한국독립운동사략(韓國獨立運動史略)’을 주목할 만하다.
앞서 10월 30일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한말 의병장 김도현, 1910년 경술국치에 항거해 순국한 정재건(1843∼1910), 1919년 충남 당진 일대에서 3·1운동을 벌인 남상락 등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참석했다. 독립기념관은 “기증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앞으로도 지켜나갈 기증자료의 역사적 의미를 떠올려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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