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테크’ 폭발했다…골드뱅킹·골드바 투자 러시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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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銀 골드바 판매액, 작년 연간 실적 초과
금통장 잔액 1조 돌파… 3개월만에 2300억↑
“금값 더 오를 것”…각국 중앙銀 매입 러시
“투자 목적 확실해야…파생상품 변동성 주의”

  • 등록 2025-04-20 오전 9:55:51

    수정 2025-04-20 오후 3:54:07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우며 국내 금 투자 열기가 한층 더 달아오르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이 온스당 3357.40달러까지 오르며 안전자산으로서 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 이에 따라 국내 은행권의 골드바 판매와 골드뱅킹 잔액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4월 5대 은행 골드바 판매, 작년 판매액 넘어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17일 기준 174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액인 1654억원을 넘어섰다. 2022년 743억원, 2023년 655억원에 불과했던 골드바 판매 실적은 지난해 두 배 넘게 뛰었고 올해는 1분기를 갓 지난 시점에서 연간 실적을 경신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골드바 수요 폭증으로 2월 중순부터 한 달여 간 일부 은행에서 판매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달 들어 골드바 판매가 재개하면서 은행권은 올해 전체 판매액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은 장중 온스당 3357.4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맞물리면서 달러 약세와 함께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ICE 달러지수는 이날 99선 초반까지 밀리며 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금 통장 잔액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17일 기준 1조6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822억원) 대비 약 36% 증가한 수치다. 올해 1월 8353억원에서 불과 3개월 만에 23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골드뱅킹은 예금액을 금의 무게로 환산해 보유하는 방식으로, 금값이 오를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미국발 무역 불확실성, 달러 약세, 기준금리 인하 등 복합적 요인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골드뱅킹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금값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차익 실현용 고금 매입 규모는 75억원이었지만, 이달 들어 16일까지 18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하면 이달 말까지 매입 규모가 3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어느 정도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IB 금값 추가 상승 전망

글로벌 투자은행(IB)도 금값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금 선물 가격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3300달러에서 3700달러로 상향했고 내년 중반에는 4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UBS 역시 연말까지 금값이 35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5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은 올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로 예금과 함께 금을 꼽았다. 증시 불안과 낮은 예금 금리가 이어지면서 금이 ‘트럼프 트레이드’ 시대의 대표 자산으로 부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금에 대한 단기 추격 매수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미 금값이 역사적 고점 수준에 이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있으나 중간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물 금은 보관·거래에 따른 수수료 부담이 있기 때문에 장기 보유 목적인 경우와 단기 차익실현 목적을 명확히 구분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디지털 금 투자 상품, 예컨대 골드 ETF나 금 선물 ETF 등은 분할 매수·매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파생형 ETF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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