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힌트 안 준다"…Fed 의장 워시 스타일에 월가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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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성명서 두고 "그린스펀 스타일" 평가
이전보다 짧아지고 표현 단순해져
워시 "금융시장이 Fed 거울 돼선 안돼"
"스스로 경제지표 판단해야 효율적으로 가격 형성"

포워드 가이던스 없애고, 점도표 안 찍고…워시 스타일, 시장 변동성 키울 수도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취임 후 17일(현지시간) 열린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보인 인상적인 모습은 두 가지였다. 수년간 Fed의 핵심 소통 수단으로 활용돼 온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실상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워시 의장은 두 가지 모두 시장이 Fed의 반응을 보고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는 대신 경제 지표에 충실하게 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Fed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줄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책 방향 미리 제시 안 해

이날 FOMC 성명서는 이같은 워시 의장의 의지를 잘 담았다. 성명서 길이는 제롬 파월 전 Fed 의장 체제 때보다 절반 이하로 짧아졌다. 워시 의장은 성명서가 나온 직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성명서는 이전보다 더 짧고 더 단순하다”며 “우리가 판단하는 사실만을 담았고, 오래된 표현들은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위 포워드 가이던스도 사라졌다”며 “현재 정책 환경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힌트를 미리 제공해 시장 기대를 관리하는 정책 수단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Fed의 대표적 정책 도구로 활용됐다.

그러나 워시 의장은 앞으로는 미래 정책 방향을 미리 제시하기보다 현재 경제 상황과 정책 판단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제롬 파월 전 의장 시절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평가된다. 파월 체제에서 Fed는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금리 인상·인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시사하며 시장 기대를 조율해 왔다.

반면 워시 의장은 이날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는 것이 우리의 북극성”이라며 “성명서는 사실만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도표 도움 안 돼”

이번 FOMC에서 Fed는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점도표는 오히려 매파적으로 이동했다.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은 3.8%로 3월의 3.4%보다 높아졌고, 인플레이션 전망 역시 올해 3.6%로 크게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워시 의장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의중을 파악하긴 어려웠다.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점도표가 “정책 수행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올해 말까지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대한 검토가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는 기자회견, 점도표, 회의 운영 방식, 의사록과 회의록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특히 점도표 무용론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모든 점도표가 지우개가 달린 연필로 작성돼 있었다”며 “위원들이 점도표를 제출할 때도 세상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들(위원들)은 6주 뒤에도, 심지어 6일 뒤에도 그 전망에 묶여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상황이 바뀌면 전망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커지나

월가에서는 이번 성명서를 두고 과거보다 상당히 축약되고 관행적인 문구가 사라졌다는 점을 특징으로 짚었다. 바클레이스는 “정책결정문은 굉장히 그린스펀 스타일로, 훨씬 짧아졌다”며 “인플레이션을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물가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고 평가했다.

다만 성명서가 간결해지고 추후 점도표마저 사라질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나온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워시 의장은 이에 대해 “금융시장이 ‘Fed가 이 데이터를 보고 어떻게 반응할까’라는 질문에만 매달릴 때는 덜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며 “Fed의 중요한 정보원인 시장 가격이 결국 Fed 자신의 발언을 되비추는 거울에 불과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시 의장은 오히려 금융시장이 실제 경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주목하고, 어떤 데이터가 좋은 데이터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록 더 효율적으로 가격을 형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워시 의장은 통화 정책 수행과 관련 △Fed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기존 데이터 출처 활용 및 의존 △전환기 시대 생산성과 일자리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 등 5개 핵심 영역을 검토하는 별도의 TF를 구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TF에는 외부 전문가도 참여하며 연말까지 결론을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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