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혁신은 특정인의 지위 획득과 정치 술수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30일 안 의원은 제 사무실을 찾아와 장시간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며 “당시 안 의원은 혁신위 비전을 여의도연구원 개혁과 정책 쇄신에 두겠다며, 전당대회 출마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인적 쇄신에 대한 이야기 역시 전혀 없었다”고 했다.
지난 2일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안 의원은 7일 당 지도부의 인적 쇄신 거부와 합의 없는 혁신위원 인선에 반발하며 혁신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당 지도부에 6·3 대선 국면에서 불거진 후보 교체 파동의 중심에 있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 전 원내대표에 대한 출당 등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혁신위원으로 추천한 박은식 전 비대위원과 이재영 전 의원 대신 다른 인사가 혁신위에 포함되자 전격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내달 추진되는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권 전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주말 사이 급작스럽게 벌어진 ‘철수 작전’의 배경은 이미 여러 경로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안 의원 주변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낮다’는 기대를 심어주며 안 의원의 욕심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위 ‘쌍권’을 표적 삼아 인적 청산을 외치면 당 대표 당선에 유리하다는 무책임한 제안이 이어졌고 안 의원은 결국 자리 욕심에 매몰돼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치인이 주요 당직에 도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 힘겹게 모은 혁신 에너지를 자신의 정치적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어려운 결단을 내렸던 동료 혁신위원들에게도 큰 누를 끼친 처사”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무엇보다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스포트라이트로 삼은 것은 그 자체로 혁신의 대상”이라며 “이제 와서 다시 혁신을 운운하며 전당대회 출마를 거론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순”이라고 덧붙였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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