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정제마진 훈풍 타고… 국내 정유4社 실적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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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등 영향 정제마진 상승
SK이노 영업이익 1년새 2497억↑
현대오일-에쓰오일도 실적 개선
1분기 석유제품 수출량 ‘역대최대’

이란-이스라엘 사태가 촉발한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 봄 성수기 효과 등으로 올해 1분기(1∼3월)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회복세가 나타났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과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은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회복했고, 다음 달 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영업이익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8조8551억 원, 영업이익 6247억 원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5521억 원,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97억 원 증가한 숫자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과 정제마진 개선 등으로 에너지, 화학 사업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해 1분기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HD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이 30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에쓰오일도 1분기 영업이익 4541억 원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9%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564억 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음 달 실적을 발표하는 GS칼텍스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신장이 예상되고 있다.

정유사의 수익성은 국제유가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포함 원료비를 뺀 지표인 정제마진에 달려 있다. 1분기 중동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치가 상승하며 이익으로 반영됐다.

석유 제품 가격이 상승하며 정제마진도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4월 수요 침체로 배럴당 3.5달러까지 내려간 뒤 완만한 상승 추이를 그려 올해 2월 8.2달러까지 올랐다. 올 초 미국의 한파로 수요가 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이 정제마진을 끌어올렸다. 다만 고유가는 정제마진뿐 아니라 원료값을 함께 올리기 때문에 수요가 함께 늘어나지 않으면 높은 정제마진이 오래 지속되진 않는다.

정유업계는 특히 이번 분기 해외 수출액을 늘리며 국가 무역수지 개선에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석유협회는 국내 정유업계의 1분기 석유제품 수출량이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1분기 석유제품 총 수출량은 1억2690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하며 종전 최고 기록인 2020년 1분기(1억2518만 배럴)를 넘어섰다. 수출액도 124억1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6% 늘었다. 1분기 원유 도입액(약 195억 달러) 중 63.8%를 수출로 회수한 셈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중동 불안으로 인한 유가 강세와 정제마진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석유화학업계는 타격도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유가가 연초 바닥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80달러 후반대의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제마진이 단기 조정받고 있으나 향후 계절적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남은 2분기 중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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