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디스포니빌레(나는 갈 것이다)."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승낙의 메시지를 띄우자 한반도가 발칵 뒤집혔다. 북한은 교황청과 미수교국일 뿐 아니라 가톨릭 사제가 없는 전 세계 유일한 나라다. 이러한 북한에 가고자 했던 교황은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주교황청 한국 대사를 지낸 저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목적, 실패 이유까지 낱낱이 밝혔다. 교황은 선교자로서 가톨릭 황무지인 북한에 신앙의 씨앗을 뿌리고 북한에 종교의 자유를 이끌어내고자 방문하려 했다. 저자는 교황청이 북한에 요구한 '방북을 위한 5개 조건'을 공개했다. 가톨릭 공동체의 법적 지위 확보, 교황청이 인정한 신부의 미사 집전 허용, 가톨릭 신자의 자유로운 미사 참례, 모든 종교범 석방, 종교단체의 인도적 지원 허용 등 북한에 종교의 자유를 조금이나마 확보하고자 한 교황청의 선교 목적이 담긴 조건들이었다. 하지만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북·미정상회담이 '하노이 노딜'로 끝나면서 방북 프로젝트도 물거품이 됐다. 저자는 지금 다시 교황 방북 프로젝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트럼프의 복귀를 꼽았다. 그는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교황 방북 프로젝트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