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충돌' 두 달 만에 독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동에 만족감과 기대감을 표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듯 러시아의 최근 공습을 비판하며 금융제재를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좋은 회동이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일대일로 논의했다"며 "논의된 모든 것에 대한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하며 무조건적인 휴전, 신뢰할 수 있으며 항구적 평화를 언급하며 "만약 공통된 성과를 거둔다면 역사적인 만남이 될 수 있는 아주 상징적인 회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감사 인사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푸틴은 지난 며칠간 (우크라이나의) 민간 지역과 도시, 마을에 미사일을 쏠 이유가 없었다"며 "아마도 그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이어 "'은행'(은행 관련 제재) 또는 '2차 제재?'를 통해(푸틴 대통령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며 "너무나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는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삼자에 대해 미국과의 교역과 금융거래 등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제재를 의미한다. 백악관도 이날 회동과 관련해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면은 2월 말 두 정상의 '백악관 충돌' 이후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장례 미사를 계기로 유럽연합(EU),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정상들과도 별도 양자 회담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동 뒤 "우크라이나는 무조건적인 휴전을 할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 유럽과 함께 협력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제는 푸틴 대통령이 정말로 평화를 원하는지 증명할 때"라고 압박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