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가와 슈이치 R&D본부장]
현장서 축적된 기술과 사람이
산업 지형 급변 속에도 경쟁력
“누구나 안 된다고 하는 것에 도전한다”
교세라의 연구개발(R&D)을 이끄는 나카가와 슈이치 R&D본부장은 지난달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의 이 한마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양자계산으로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시대에도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은 결국 ‘현장에서 축적된 기술과 사람’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교세라는 흔히 반도체 기업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자체보다 ‘반도체를 만드는 산업’을 떠받치는 회사에 가깝다. 반도체 제조장비용 세라믹 부품과 패키지, 기판, 광통신 소재 등이 핵심 영역이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증하면서 교세라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나카가와 본부장은 “앞으로 데이터센터 내부 통신은 전기에서 광(光)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세라믹 패키지와 유기재료 기술을 통해 AI 시대의 인프라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교세라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반도체 호황이 아니다. AI 시대가 가져올 산업 구조 변화 자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고열·고속·고내구성을 견딜 수 있는 소재 기술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파인 세라믹은 그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교세라는 최근 소재 개발 속도를 기존 대비 100배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 현장에는 이미 AI 기반 소재 탐색 기술인 ‘머티리얼즈 인포매틱스’와 머신러닝, 시뮬레이션, 일부 양자계산 기술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교세라는 AI가 제조업 본질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본다.
나카가와 본부장은 일본 제조업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스리아와세(すり合わせ)’를 꼽았다. 부품과 공정, 현장 기술을 정밀하게 조율하며 양산 품질을 끌어올리는 일본식 제조 역량이다. 단순한 기술력보다 “현장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축적해 안정적인 품질로 연결하는 힘”에 가깝다.
그는 “AI 시대에도 일본 제조업 강점은 오히려 더 강화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암묵지를 형식지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숙련 기술자의 경험과 감각을 데이터화·디지털화해 다음 세대로 연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교세라의 연구개발 문화 역시 이런 철학 위에서 움직인다. 회사는 연구자에게도 일반 직원과 같은 ‘필로소피 교육’을 실시한다. 단순히 기술만 개발하는 조직이 아니라,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공통 기준을 공유하는 것이다.
특히 교세라는 실패 데이터를 조직 자산으로 축적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실패 사례를 반드시 기록·분석해 다음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일본 제조업 특유의 ‘실패 축적형 혁신’ 문화다.
최근에는 외부 협력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4년 설립한 CVC(기업형 벤처캐피털)를 통해 미국과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고, MIT·도쿄대·규슈대·산업기술종합연구소 등과도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투자 분야는 자율주행·환경에너지·로보틱스·차세대 소재 등이다.
한국 기업과 협력 강화 의지도 드러냈다. 나카가와 본부장은 “한국 기업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인재 교류와 정보 교환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가 열리며 산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가 제조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교세라의 시각은 다르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진화해도 결국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소재와 부품, 공정이라는 것이다. 교세라가 AI 시대에도 ‘세라믹’을 미래 산업 핵심으로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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