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과천시 K&L뮤지엄에서 선보인 ‘사유의 두 축’전은 전남 광주에서 활동하는 한희원 작가(71), 경남 사천을 기반으로 작업한 한생곤 작가(60)의 회화 작품을 선보였다. 한희원 작가의 회화가 두꺼운 붓 터치로 밀도 높은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면, 한생곤 작가의 그림은 강렬한 색감과 경쾌한 리듬이 드러나 대조를 이룬다.
한희원 작가는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뒤 미술을 가르치다 1997년부터 교단을 떠나 전업 작가가 됐다.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미술관이 모여 있는 광주 남구 양림동에서 ‘한희원 미술관’을 운영한다. 동료 작가들과 함께 ‘양림골목비엔날레’를 만들어 지역 미술계의 문화 기획자 역할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1980년대 민중미술 시기 초기 작품부터 2000년대 이후 ‘삶의 본질’과 ‘숭고’에 대해 질문한 ‘생’(生) 연작 등 중기 회화, 그리고 점차 추상으로 나아간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40여 년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가로 3m인 대작 ‘생의 파문’은 ‘생’ 연작 중 하나로 두터운 붓 터치를 쌓아 올려가며 파도 같은 움직임을 만들었다.한생곤 작가는 2000년대 초반에 노란 중고 버스를 작업실로 개조하고 전국을 다녀 ‘길 위의 화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조개껍질과 기와, 소주병 등 일상 속 재료를 빻아서 물감과 섞어 그림을 그려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 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만물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추상화 ‘삼라’ 시리즈와 ‘산수’ 연작 등을 선보인다. 미술관 2층 전시장에는 주역을 바탕으로 한 추상화 연작 ‘주역 64괘’가 전시돼 있다.
K&L뮤지엄은 2023년 개관해 오스트리아 전위 예술가인 헤르만 니치(1938~2022) 개인전, 스위스 현대미술가 클라우디아 콤테 국내 첫 개인전 등을 열어왔다. 지역 작가 기획전은 처음이다. 김진형 K&L뮤지엄 학예실장은 “인간과 삶에 대한 근원적 탐구와 진지한 철학을 바탕으로 작업한 작가를 발굴해 왔다”며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이고 세계적이라는 믿음이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2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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