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시진핑과 첫 직접대화
中 "트럼프 요청으로 성사"
전날엔 푸틴과 75분간 대화
러 비난하던 트럼프 입장 변화
푸틴 "우크라 보복 공격할 것"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양국 정상이 5일 전화 통화를 통해 직접 대화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통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이날 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음을 의미하는 '잉웨'(應約·약속에 응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체결된 미·중 무역 합의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 등 무역 현안들을 논의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공식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3일 전인 지난 1월 17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국이 제네바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와 관련해 시 주석과 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75분간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알리며 "푸틴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의한) 공군기지 공격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매우 강력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미국이 다시 러시아 입장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푸틴 대통령과 1시간15분간 통화한 사실을 공개한 뒤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항공기 공격과 양측이 진행 중인 다양한 공격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좋은 대화였지만 즉각적인 평화로 이어질 대화는 아니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문구 그대로만 본다면 푸틴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기습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 등 항공기 수십 대를 파괴한 것과 관련해 보복 공격을 시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특별히 반응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휴전·종전 협상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다.
지난 4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 참석차 바티칸을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격 회동한 이후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