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도매시장에 피어난 현대미술[김민의 영감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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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마산청과시장 전시장. 국내외 작가들의 회화, 사진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시장 상인들도 호기심을 갖고 전시장을 구경하는데, 권순철 서용선 최정화 가나인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민 문화부 기자 안성진 마산청과시장 대표새벽의 청과물 도매시장. 과일 상자가 바쁘게 오가고 상인들은 소리를 지르며 장터의 활기를 끌어올립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이 시장은 김수근이 만든 건축사무소 공간그룹이 설계한 전체 면적 3만4473㎡(약 1만428평) 규모의 건물인데요. 커다란 채광창 아래로 전국 각지의 채소와 과일이 모여들고 움직이는 광경. 10년 전부터 많은 예술가가 드나들며 관찰해 사진이나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는가 하면, 설치 미술가 최정화는 이곳에서 수십 년 동안 사용한 나무 수레를 모아 조각 작품으로 만들어 경남도립미술관 개인전에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건물 내 잘 쓰지 않던 회의실이나 운동 공간, 넓은 복도는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지방 도매시장이라는 뜻밖의 공간으로 예술 작품과 예술가를 불러 모은 마산청과시장 안성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일본에서 만난 ‘나무준 팍’ 안 대표는 재일교포 2세로 일본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그곳에서 다녔습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 도자기와 식기를 좋아했던 어머니의 영향 아래 어릴 때부터 디자인과 음악에 깊은 흥미를 느꼈다고 합니다. 서울로 이주한 뒤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을 보내면서도 대학로 연극 무대와 카페를 찾곤 했던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영상 하나가 있었습니다. 1984년 사카모토 류이치의 솔로 앨범에 수록된 뮤직비디오였습니다.“원래 사카모토가 속했던 밴드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의 솔로 앨범도 챙겨보았죠. 뮤직비디오를 보고 충격을 받아 잡지를 뒤져 보니 만든 사람의 이름이 가타카나로 ‘나무준 팍’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나중에 그가 한국인 거장 백남준이라는 사실을 알고 깊은 자긍심을 느꼈습니다.” 좋아하는 예술가인 사카모토가 백남준을 ‘나의 스타’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존경하는 모습을 보고 더 놀랐다고요. 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영어를 공부하러 미국으로 갔을 때도 ‘백남준이 활동하던 뉴욕과 가까운 곳을 가자’고 생각해, 정말로 근처에 머물며 맨해튼을 자주 찾아 현대미술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서용선 작가의 수박 정물화. 마산청과시장 제공 도매시장에 들어온 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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