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은(왼쪽)과 석은미.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
한국 남녀 탁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이 경력직으로 정해졌다.
대한탁구협회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상은 감독이 남자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한다. 여자대표팀은 직전 코칭스태프 선임코치로 선수들과 함께했던 석은미 코치가 감독으로 승격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탁구협회는 전임 주세혁·오광헌 감독의 임기 종료 이후 남녀팀 코치들 협업으로 잔여 국제대회를 치르는 한편, 지난해 12월 16일부터 공개모집을 시작해 최근까지 새 감독 인선 작업을 이어왔다.
오상은 감독은 2021년 휴스턴 세계선수권과 도하 아시아탁구 선수권 등에서 이미 국가대표팀을 이끈 경력이 있다. 당시 장우진-임종훈 조의 세계대회 복식 은메달, 도하 아시아탁구 선수권 남자단체 금메달 등의 성적을 냈다. 국내 소속팀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전국종합 탁구 선수권 2회 연속(2022~2023년) 전관왕을 견인하는 등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해왔다.
선수로도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오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 2개의 메달(2008년 베이징 동, 2012년 런던 은)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은 90년대 중반부터 개인전, 단체전을 더해 12회나 출전, 모두 11개의 메달을 따냈다. 국제 오픈대회에서도 단·복식 합계 18회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국 탁구의 레전드다.
사령탑 경험이 있으나, 오상은 감독에게 이번 대표팀은 새로운 모험이다. 이전 경력은 소속팀이 있는 상황에서 대표팀을 겸임했지만, 협회가 직전 대표팀부터 전임지도자 체제를 정착시킨 까닭이다. 소속팀을 사임한 오상은 감독은 오로지 대표팀 감독으로서 한국탁구 국제경쟁력 향상에 올인한다는 각오다.
석은미 여자대표팀 감독 역시 코치로서 2022년부터 최근까지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뛴 지도자다. 전임 오광헌 감독을 보좌하며 전지희-신유빈 조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 2023 더반 세계선수권 은메달, 2024 파리올림픽 여자단체전 동메달, 혼합복식 동메달(임종훈-신유빈) 등을 도왔다. 특히 2024 청두 혼성월드컵에서는 선임 코치로서 한국의 2회 연속 준우승을 지키며 공석이던 사령탑의 빈자리를 무난하게 채웠다.
석 감독 역시 선수 시절 국가대표로 많은 활약을 펼쳤다. 이은실과 함께 부산에서 열린 2002년 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복식 은메달 등의 성적을 냈다. 탁구협회에 따르면 석 감독은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섬세한 소통은 물론 자신의 대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세밀한 벤치코칭으로 정평이 나 있다. 더 많은 책임이 주어지는 사령탑으로서도 상당한 기대를 모은다.
새로 선임되는 남녀대표팀 사령탑의 임기는 2026년 12월까지다. 올해 도하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개인전)와 2026년 런던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 2026년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등이 주요 과제로 주어진다. 특히 2026년 런던 세계선수권대회는 세계탁구 선수권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여서 세계 탁구인의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이는 대회다. 세계탁구 강국으로서 한국탁구의 위상도 과시해야 하는 무대다.
한편 탁구협회는 이날 남녀대표팀 사령탑과 더불어 신승용·조민영 남녀대표팀 의무 트레이너도 함께 발표했다. 새로 선임된 지도자들은 협회 이사회와 대한체육회 승인을 거쳐 공식 임기를 시작하게 될 예정이다. 새 감독 선임을 일단 마무리한 협회와 대표팀은 또한 이달 말까지 남녀코치와 국가대표 전력관 선발을 마치고 본격적인 대표팀 운영에 들어간다. 현재 제천에서 진행 중인 국가대표선발전을 통해 뽑힐 선수들과 함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