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번역서 침체 ‘이중고’...속타는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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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견 출판사 대표는 원화 가치 하락과 번역서 인기 감소로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올해 국제적인 환율 상승과 함께 국내 출판시장에서 번역물 비중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 해당 출판사들은 경영 방향을 조정해야 할 상황이다.

또한, 팬덤을 가진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를 활용하는 기획도서 출판이 증가하고 있지만, 향후 출판 시장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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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로 저작권 계약 비용 급증
외서 독자는 갈수록 줄어
한강 특수는 3대 문학출판사만

최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 베스트셀러 진열대 모습. 외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 베스트셀러 진열대 모습. 외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연합뉴스>

한 중견 출판사 대표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제일 먼저 환율을 점검한다. 달러당 1450원까지 주저앉은 원화 가치에 한숨을 푹 내쉰다. 이번 달 저작권 계약에 써야 할 비용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연간 20여 권의 외서를 번역해 국내 출간하고 있기에 ‘킹달러 현상’은 고스란히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경영을 압박한다. 그는 “이럴 줄 알았으면 환 헤지 상품에 투자할 걸 그랬다”며 “환율이 1500원까지 간다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외서를 주로 번역해 국내 출간하는 출판사 상당수가 고환율과 번역서 인기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앓고 있다.

환율도 경영을 옥죄는 변수지만 번역서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출판사의 보폭을 좁히는 원인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출판시장에서 번역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30%, 2014년 21.8%, 2023년 17%로 꾸준히 줄고 있다. 특히 철학과 역사 관련서를 제외하면 어학과 문학, 기술과학, 사회과학 서적 번역물 수는 크게 줄었다. 국내 독자들이 더 이상 번역물에 열광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달 교보문고나 예스24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나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은’이 톱10 상위권에 간혹 진입할 뿐 외서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신형식 에릭양 에이전시 이사는 “서구에서 낸 리더십이나 유명인 책들이 더 이상 국내 독자에 먹히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에 경영 패러다임이 바뀐 데다 젊은 2030 독자 역시 거대 담론보다 사회 이슈보다 개인적인 관심사를 파고들다 보니 우리나라 현실에 잘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K팝, K문화들이 다른 국가를 앞서가 서구 콘텐츠가 더 이상 참신하지 않고 국내 트렌드를 잡아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국내 문학 붐이 일고 있지만 이 특수를 누리는 출판사는 문학동네와 창비, 문학과지성사 3곳 뿐이다. 다른 실용서 출판사들은 높은 선인세를 내고 출판했다가 실패를 거듭하자 국내 저자나 인기 유튜버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팬덤을 가진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를 공략해 기획도서를 내는 것이 내용은 부실할지언정 타율이 높다는 것이다.

한강 소설을 제외하곤 내년 상반기까지 출판 시장은 얼어붙을 공산이 크다. 탄핵 정국이 모든 이슈를 삼키고 있는 데다 국내 증시와 부동산마저 부진하면서 주식 투자 관련서 인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출판사 본부장은 “이미 올해 연말부터 예산을 줄이고 있다”며 “진지하게 책을 읽는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점이 미래를 어둡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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