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자전거에 모터-배터리 등 부착
운전은 불법인데 개조는 제재 없어
‘셀프 개조’ 키트 판매, 설명 영상도
“내구성 떨어져 배터리 화재 위험”
회사원 권모 씨(44)는 최근 10년 넘게 탄 일반 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개조하기로 마음먹었다. 중동 상황으로 기름값이 치솟은 데다 8일 공영주차장에서 차량 5부제가 시행되자 자가용 대신 전기자전거로 출퇴근하기로 한 것. 그는 “전문업체에 맡기면 개조할 수 있다고 들었다”라며 “성능 좋은 배터리를 찾는 대로 개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사각’ 전기자전거 개조 기승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전기자전거 개조’를 검색해 보면 산악자전거나 저가·중고 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개조하는 영상이 수십 건 나타난다. 주로 모터로 페달이나 바퀴에 힘을 보태 속도를 높이는 개조 키트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개조용 키트와 배터리는 작동 방식에 따라 1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다양하다. 서울의 한 자전거 판매업자는 “자전거를 좀 만진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셀프 개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자전거가 ‘운전은 불법인데 개조에 대한 제재 조항은 없는’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점이다. 현행 자전거법상 KC 인증을 받지 않은 전기자전거를 운전하면 과태료 4만 원이 부과된다. 속도 제한 위반과 배터리 화재 등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개조 키트 판매점은 ‘전기자전거의 법정 최고 속도인 시속 25km보다 빠른 30km로 달릴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었다.반면 개조 행위 자체는 법령으로 금지돼 있지 않은 사각지대에 있다. 전기생활용품안전법상 KC 인증을 거치지 않은 전기자전거 완성품을 팔면 처벌될 수 있는데, 개조한 자전거는 부품만 KC 인증 대상이다. 법무법인SC 서아람 변호사는 “법에 관련 조항 자체가 없어 개조 업자는 처벌받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단속도 어렵다. 달리는 자전거를 일일이 세우기도, KC 인증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교통경찰은 “KC 인증 여부를 현장에서 구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 전기자전거 화재 1년 새 2배로
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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