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20곳 숨겨 규제 피했다”…공정위, 정몽규 HDC 회장 檢고발

2 hours ago 5

지난 2021~2024년까지 20개사 ‘고의 누락’
자산규모 1조↑, 사익편취 등 규제 공백
“작정하고 숨겨 적발 쉽지 않아” 고의성↑

  • 등록 2026-03-17 오후 12:01:55

    수정 2026-03-17 오후 12:09:05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지정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친족회사 20곳을 일부러 뺀 혐의다. 고발까지 이른 것은 허위 자료 제출이 ‘반복’된 데다 일부 회사는 최장 19년간 누락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고의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17일 정 회장이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대기업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연도별로 2021년 17개사, 2022년 19개사, 2023년 19개사, 2024년 18개사 등 중복 기업을 제외한 총 20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한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누락된 회사는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8개사와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12개사다.

이번 고발은 공소시효(5년)에 따라 2021년 이후 지정자료 허위제출 행위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다만 공정위는 실제 누락 행위가 정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2006년 이후 2024년까지 이어지며 일부 회사는 최장 19년간 빠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의 자산 규모가 연도별로 1조원을 웃돌았으며, 이로 인해 일부 회사들이 사익편취 규제나 공시의무 등 대기업집단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규제 공백’ 상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정 회장이 계열회사 범위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정 회장은 2006년부터 동일인이었고, 지주회사인 HDC 대표이사로 장기간 재직해 계열사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울러 누락 회사 대부분이 가까운 친족이 직접 소유하거나 경영하는 회사로, 평소 교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계열사의 존재를 알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정위는 HDC 측이 친족회사 지분율과 계열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고, 제재 가능성까지 검토한 정황도 확인했다. 해당 내용이 정 회장에게 보고됐고, 정 회장이 친족 회사들을 직접 언급하며 확인을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지만, 계열 편입이나 자진신고 등 시정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외삼촌 일가 회사들과 HDC 계열사 간 연관 관계도 확인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HDC아이서비스와 HDC랩스는 외삼촌 일가가 소유한 세종빌딩의 건물관리 용역을 수행해 왔고, 해당 건물에는 외삼촌 일가의 최상단회사인 에스제이지홀딩스가 입주해 있었다. 또 상장사인 에스제이지세종의 경우 공시자료만으로도 지분 구조를 확인할 수 있어 계열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HDC 측이 초기에는 친족회사 관련 사항을 충분히 관리하지 않다가 2021년 유사 고발 사례 이후 내부 점검을 했지만, 제재를 우려해 신고하지 않고 은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2021년에는 정몽규 회장의 사촌인 정몽진 KCC 회장이 친족회사 누락 등 지정자료 허위제출로 고발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공정위는 친족회사 확인을 강화하고 자료제출 양식을 변경했으며, 공정위는 HDC 측이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도 누락 사실을 시정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음 과장은 이어 “지정자료는 제출 내용을 전제로 검증하는 구조여서 작정하고 은폐할 경우 서류만으로 즉시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번 사건은 다른 사건 자료를 통해 연관성을 포착해 인지한 사례”라고 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