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종전 협상 결국 결렬
유가폭등·지지율 하락 트럼프 위기
이란 강경파 핵포기 불가 정면충돌
서로 경제고통 참기 치킨게임 돌입
평화없는 교착상태 장기화 우려 커
기대를 모았던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지난 주말 결렬됐다. 전쟁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교착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협상 불발의 주된 원인은 이란 내 강경파의 완강한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27일 연합뉴스가 전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파견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며 합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란 측에서도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일찍이 파키스탄에 도착하며 훈풍이 부는 듯했으나 이란의 의사결정을 장악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핵 프로그램 사수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유지를 고집하며 미국의 요구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현재 양국은 상대방이 더 큰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국제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폭등시켰고,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먹는 치명적인 무기가 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물가 급등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임계치를 넘었다. 지지율은 집권 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오는 5월 1일이면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단독으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60일 시한’이 만료된다. 트럼프 입장에선 정치적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런던의 부르스 앤 바자 재단 에스판디아르 바트망겔리드 CEO는 “이란은 경제적 측면에서 트럼프보다 몇 주 정도는 더 오래 버틸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해협의 혼란이 트럼프에게 치러야 할 비용을 더 크게 발생시킨다는 점을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란은 약 3000만 배럴의 원유 저장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미국의 해상 봉쇄 속에서도 당분간은 견딜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해안을 전면 봉쇄하며 이란의 경제 생명줄인 원유 수출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 정권이 장기간의 서방 제재를 견뎌왔지만, 이번 봉쇄가 길어질 경우 식량과 생필품 수입까지 막혀 정권 기반 자체가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의 유력 경제지 역시 전쟁도 평화도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연간 인플레이션이 120%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미국과 이란 모두 자국 경제가 공멸의 길로 가고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상대가 먼저 무너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위험한 치킨 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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