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로 바로 이직안돼" … '경업금지 폐지' 美법원이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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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만 3000만명이 영향을 받는 '경업 금지 의무(noncompete clause)'를 고용계약서에서 폐지하도록 하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결정이 발효되기 불과 2주 전에 뒤집혔다.

경업 금지 의무란 기업이 근로자와 근로 계약을 맺을 때, 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일정 기간 이상 관련된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FTC는 2023년 1월 근로자의 권리를 빼앗고 경제적 역동성을 저하시킨다는 이유로 경업 금지 의무 조항을 전면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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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종료 후 관련 업무 금지
근로자 권리 뺏는다는 이유로
폐지 추진끝에 시행 앞뒀지만
사법부 판결에 막혀 원점으로
3000만명 일자리 영향받을듯
FTC 항소고려·백악관 "유감"

사진설명

미국에서만 3000만명이 영향을 받는 '경업 금지 의무(noncompete clause)'를 고용계약서에서 폐지하도록 하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결정이 발효되기 불과 2주 전에 뒤집혔다. 미국 노동 시장 전반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었던 조치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기업과 근로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미 사법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에이다 브라운 미 연방 판사는 미국 상공회의소와 텍사스 세무 회사가 FTC의 경업 금지 의무 폐지 조치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편을 들었다. 브라운 판사는 FTC의 조치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 없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면서 이를 중단시켰다. 당초 이 조항은 오는 9월 4일부터 모든 기업과 근로자에게 적용될 예정이었다.

FTC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빅토리아 그레이엄 FTC 대변인은 "브라운 판사의 판결은 미국인의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고, 경제 성장과 혁신을 저해시킬 것"이라면서 "항소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업 금지 의무란 기업이 근로자와 근로 계약을 맺을 때, 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일정 기간 이상 관련된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FTC는 2023년 1월 근로자의 권리를 빼앗고 경제적 역동성을 저하시킨다는 이유로 경업 금지 의무 조항을 전면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올해 4월에는 이에 대한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2021년 리나 칸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진보적 조치를 시행해온 FTC의 대표적 정책이었다.

이 규칙에 따르면 올해 9월 4일부터 기업과 근로자의 경업 금지 의무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며, 기업은 근로자들에게 이를 반드시 통보해야 했다. 연봉 15만1164달러 이상의 고위 임원의 경우 기존 계약에 있는 조항이 유지되지만, 신규 계약을 할 때는 경업 금지 의무 조항을 포함시킬 수 없었다.

경업 금지 의무가 사라지면 기업과 근로자의 관계에서 근로자는 우위에 서게 된다. 근로자가 경쟁사로 이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은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하거나, 공식 퇴사일까지 업무에서 배제시켜도 월급을 그대로 지급하는 '가든 리브(Garden Leave)'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FTC는 경업 금지 의무가 폐지되면 10년간 근로자들의 소득이 4000억달러(약 533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용자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근로자와 협상에서 기업의 협상력이 크게 떨어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뿐만 아니라 기업의 핵심 기술이 경쟁사에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경업 금지 조항과는 별도로 영업비밀 준수에 대한 조항을 근로계약서에 포함시키고 있다.

판결이 나온 뒤 수잰 P 클라크 미 상공회의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판결은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간섭에 맞서 싸우는 상공회의소의 중요한 승리였다"면서 "FTC의 전면적인 경업 금지 계약 폐지는 미국 근로자, 기업과 우리 경제를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 불법적인 권력 확장이었다"는 논평을 내놨다.

백악관은 유감을 표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언론 비서관은 성명에서 "오늘 특수 이익 단체와 대기업이 협력해 3000만명의 일하는 미국인이 더 나은 일자리를 얻거나 중소기업을 시작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면서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행정부는 계속 싸울 것이며, FTC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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