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국제원조 삭감 주도 강력 비판
“모잠비크 가자와 중동 가자를 착각
HIV 확산 막고 있는곳 지원 끊어”
향후 20년간 재산 전부 기부도 밝혀
세계 5위 부호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70)가 세계 최고 부호이며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격으로 미국의 국제 원조 삭감을 주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54)를 강하게 비판했다. ‘부유하게 죽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남은 인생 동안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8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주도한 미 국제개발처(USAID)의 해체 시도를 비판했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국제 원조 삭감이 저개발국의 식량 및 의약품 부족, 전염병 창궐을 야기해 결과적으로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이츠는 머스크가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가자 일대를 중동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착각해 모잠비크에 대한 의료 지원을 중단한 것 또한 질타했다. 그는 “모잠비크의 병원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확산을 막고 있는 곳”이라며 머스크가 USAID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로 무리한 일을 벌였다고 꼬집었다. 모잠비크 현지에서 HIV에 감염된 어린이들을 만나 봤으면 돈을 줄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9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 기준 게이츠의 재산은 1680억 달러(약 235조2000억 원), 머스크의 재산은 3350억 달러(약 469조 원)다. 기부에 비판적인 머스크는 “자선은 대부분 허튼소리”라며 게이츠에 비판적이다. 특히 2022년 게이츠가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했다.
한편 게이츠는 향후 20년간 재산 전부를 자신이 설립한 ‘게이츠재단’을 통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게이츠재단은 최근 25년간 1000억 달러(약 140조 원)가 넘는 돈을 자선 사업에 썼다.
게이츠는 남은 재산의 99%를 게이츠재단에 기부할 것이며 역시 이 재단에 기부해 온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도 추가 기부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재단이 2045년까지 최소 2000억 달러(약 280조 원)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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