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거점으로 특성화 교육
반도체학과 만들고 인턴 지원
실습장비 갖춘 교육원도 구축
"8년내 전문인력 1만명 양성"
이렇다 할 기업이 드물어 '산업 불모지'로 여겨지는 강원도가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춘천에서는 강원대 춘천캠퍼스를 거점으로 삼아 반도체 특성화 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원주에서는 반도체 실습장비를 다양하게 갖춘 반도체교육원을 착공한다. 또 전문인력 양성에 그치지 않고 양성된 인력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업 유치와 연구를 위한 기반시설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강원권 반도체 특성화대학 및 반도체 공동연구소가 공식 출범했다. 교육부가 지난 7월 공모한 반도체 교육 환경 조성 및 인력 양성 사업에 강원대가 선정되면서 얻은 결실이다.
강원대는 반도체 특성화대학 사업비로 2028년까지 4년간 국비와 지방비 266억원을 지원받아 매년 80여 명의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반도체융합학과를 부복수전공으로 신설하고, 인하대와 공동 강의 및 인턴십 등을 운영한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 50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시작됐다. 반도체공동연구소의 경우 국내 반도체 연구·교육 허브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와 연계해 설계 분야 인력 양성과 기업 지원 등을 맡는다.
두 사업을 통해 강원형 반도체 인력 양성 시스템이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인력 양성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은 민선 8기 강원도의 역점 과제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시대를 맞아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 확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지난 3월 '강원권 반도체 공유대학'을 우선적으로 출범시켰다. 강원대(주관), 가톨릭관동대, 강릉원주대, 상지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한라대, 한림대 등 도내 7개 대학이 참여했으며 올 상반기 디스플레이공학(상지대), 반도체박막분석론(강원대), 메모리반도체소자(강릉원주대) 등 3개 과목이 개설·운영됐다.
또 원주 상지대 내에 반도체 실습 장비 20여 대를 갖춘 '반도체교육원'(임시)을 구축했다. 삼성전자와 DB하이텍에서도 고가의 반도체 관련 장비를 1대씩 기부했다. 정식 센터는 옛 원주역 일원에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며, 연내 설계를 마치고 내년 초 착공을 앞두고 있다. 정식 센터가 문을 열면 한층 고도화된 실습 교육이 이뤄질 전망이다.
강원도는 센터 등을 통해 2032년까지 반도체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DB하이텍은 물론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가 국가 반도체 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우수 인재를 배출하는 요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이처럼 양성한 인력이 활약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산업·연구 기반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강원도는 반도체 테스트베드 국비 사업인 △의료 AI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센터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미래차 전장부품·시스템 반도체 신뢰성 검증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각종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원주 부론일반·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등을 집중 유치할 계획이다. 부론일반산단의 경우 지난해 10월 착공해 2025년 준공될 예정이다. 향후 정부 정책 공모사업과 연계해 대규모 제조공장 유치를 위한 신규 용지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국내외 반도체 유망 기업을 강원도로 대거 유입시킬 것"이라며 "반도체 육성 전략을 내실 있게 추진해 반도체 꽃을 화려하게 피우겠다"고 강조했다.
[춘천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