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중복상장 등 특정 거래에서 일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MoM)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해 일반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한 '이해 상충 거래에 소수주주 다수결 도입 검토'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임성윤 달튼코리아 대표는 이러한 주장을 폈다.
소수주주 다수결은 합병, 중복상장 등 회사의 특정 거래와 관련해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의결권을 제외하고 나머지 소수주주들만의 다수결로 승인하는 의사결정 방식이다.
임 대표는 "기업의 지배력을 가진 지배주주가 특정 거래로 인해 다른 일반 주주보다 훨씬 더 많은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소수주주 다수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불공정 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 중복상장 등 한국에서 많이 발생했던 사례들이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이러한 거래를 진행할 때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독립된 특별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공정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게 임 대표의 판단이다.
실제 미국 인터넷 기업 IAC가 틴더 등 데이팅 앱 사업을 하는 매치그룹을 스핀오프(분사)할 때 이러한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IAC는 지분 24.9%를 보유한 매치그룹을 독립 상장사로 분사하면서 막대한 부채와 부실 자산을 해당 기업으로 넘겼다. 이에 매치그룹 소수주주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해당 거래를 승인한 특별위원회 사외이사 3명 중 1명이 과거 IAC의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만큼 독립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소수주주의 손을 들어줬다.
일본에서도 이토추 패밀리마트 공개매수 사례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토추 지난 2020년 패밀리마트 지분 50.1%를 가진 지배주주였다. 이토추 2020년 패밀리마트 소수주주 지분을 당시 주가에 약 31%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2300엔에 공개매수해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패밀리마트는 특별위원회 구성 후 제3의 평가기관의 자문을 받아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2800엔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이토추가 주당 2300엔을 고수하자 특별위원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이에 반대하는 행동주의 펀드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토추 소수 주주를 대상으로 주당 300엔씩 추가 지급을 명령했다.
임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의 지분 구조를 보면 피라미드형이 많다"며 "모회사에 있는 지배주주의 영향을 모두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소수주주 다수결을 제도화해 이들의 비례적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임 대표는 "소수주주가 소송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며 "특히 이와 관련한 판례도 현재로서는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에서는 디스커버리 제도가 없기 때문에 결국 소송을 하는 주주가 다 입증해야 하는데, 그것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전문성을 가진 상사 전문 법원도 없고, 대만처럼 소수주주들을 대신해 소송해주는 투자자 보호센터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대주주의 지배력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강하다"며 "이에 일반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수주주 다수결이 필요하다"고 끝맺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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