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 경쟁력 분석
韓, 메모리·파운드리에 강점
中, 팹리스·AI칩설계 등 우위
'중국제조 2025' 전략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 구축중
산업硏 "생산기지 시대 끝나
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야"
인공지능(AI) 시대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핵심 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중국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I가 예상보다 빨리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중국과의 경쟁이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 산업조차 중국과 '경합' 수준이라는 게 국책 연구기관의 냉철한 진단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견인하는 메모리반도체 분야는 우위가 확고하지만 차세대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부상한 AI 칩 등 시스템반도체 설계·생산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따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첨단산업의 한중 경쟁력 분석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 제조 2025' 전략에서 추구한 반도체 완전 국산화라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팹리스·후공정(패키징)·AI 칩 등에서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중국연구팀장은 "중국은 2025년까지 핵심 부품 70% 자급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팹리스·후공정 분야는 글로벌 수준으로 경쟁력이 상승했다"며 "화웨이, 바이두,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이 자체 AI 칩의 설계·활용을 늘리면서 중국 내 AI 반도체 설계 역량과 팹리스 경쟁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촉발한 미·중 무역전쟁은 당초 '중국의 고립'이 목표였다. 그러나 중국은 AI가 대세가 되는 흐름을 타고 자체 생태계 구축에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중국은 미국의 AI 칩 제재 속에서 단순 AI 기술 및 하드웨어 추격 전략을 넘어 중국식 AI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AI 모델 개발을 넘어 이를 효과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반도체 칩과 관련 시스템을 포함하는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반도체 종합 경쟁력을 한국과 '경합(동등한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안도감보다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반도체 산업의 밸류체인 가운데 칩 연구개발(R&D), 완제품 생산, 제품 서비스, 자국 내 수요 등 여러 항목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우위였다. 한국은 반도체 장비, 메모리반도체 생산, 첨단 파운드리 공정, 글로벌 판매·서비스 등에서 중국에 앞섰다.
한국이 메모리반도체에서 확실한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전체 반도체 생태계로 보면 중국에 비해 차별적 우위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문제는 AI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 한국과 중국 간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은 최근 '15차 5개년 규획'에서 현대적 인프라 구축을 가리켜 AI·반도체·고성능 컴퓨팅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자산으로 재정의했다.
AI·소프트웨어·데이터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신속히 대응하는 능력에서 한국은 중국에 뒤처지는 모양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국보다 구조적 취약성이 누적되고 있다. 조 팀장은 "대규모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원재료·소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 제한된 내수 규모, 정부 지원 규모의 한계, 첨단 기술 인력 부족 등이 한국의 약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1차 대응책으로 일단 한국이 우위를 확보한 곳에서 격차를 더욱 확실히 벌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어 "한중 간 산업 구조는 수직적 분업 구조에서 수평적 경쟁 관계로 바뀌었다"며 "기존에 한국이 중국을 생산기지, 공급망 조달기지로 활용했던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 팀장은 중장기적 대안에 대해 "테스트베드로 중국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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