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尹부부 ‘여론조사 카톡’ 檢 확보
민주당 여론조작 의심 대목도 드러나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54·수감 중)가 지난 대선 때 여론조사 보고서를 주고받으며 나눈 메시지를 검찰이 확보한 가운데, 메시지 속에는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민주당이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고 의심을 하는 내용 등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대선 과정에서 명 씨에게 여론조사 자료를 받는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가) 야당 1후보는 반드시 돼야 합니다”라고 말했고, 명 씨는 “그렇게 만들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도 나타났다.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 씨의 PC 분석을 마치고 확보한 메시지 캡처 파일 280개에서 윤 대통령 취임 전후로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선거 및 국정 관련 각종 조언 등을 건넨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직후인 2021년 7월 4일 명 씨는 김 여사에게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에 앞서는 여론조사 보도를 카카오톡으로 전달하며 “이재명 후보 쪽에서 A사에 의뢰해서 작업한 여론조사”라고 설명했다.
다음 날인 2021년 7월 5일 김 여사는 자신이 전달받은 글이라고 밝히며 “B사 편집국장이 다음주부터 피앤알(PNR) 여조 중단시킴. 숫자가 이상하다고(윤이 높게 나온다고)” “이재명 쪽에서 B사에 피앤알 조사 문제 삼아왔음. 그게 통한 듯. 항의 필요”라고 명 씨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명 씨는 “제가 정리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일주일 뒤인 7월12일에 명 씨는 여권(민주당)에서 “지난 주말에 본인들에게 우호적이지 않게 여론조사가 나오는 언론사나 여론조사 기관은 조사를 중지할 압력을 주었습니다”라며 “공산당 정권이 따로 없어요”라고 비판하는 카톡을 김 여사에게 보냈다. 김 여사는 이에 “걱정이네요”라는 답을 하자 명 씨는 “대안을 다 마련했습니다. 해결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도 민주당이 여론 조작을 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대목이 메시지를 통해 확인됐다. 2021년 9월 24일 윤 대통령은 ‘이재명 관련 여론조사 기관’으로 4곳을 지목하며 해당 업체에서 일하는 이재명 관련 인사들의 이름과 함께 홍준표 캠프에서도 국정원 출신 인사 등이 여론조사업체에 관여해 여론을 조작한 의혹이 있다는 글을 명 씨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는 2021년 10월 5일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앞서는 기사가 나오자 “큰일이네요. 이러다 홍한테 뺏기는 거 아닐까요?”라며 걱정하는 내용의 카톡도 명 씨에게 보냈다. 김 여사가 “1등은 안 되나요?”라고 재차 걱정하자 명 씨는 “네, 어렵습니다. 내일 자체 조사를 해보겠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야당 1후보는 반드시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하자 명 씨는 “네 그렇게 만들겠습니다”라고 답했고, 김 여사는 “네, 제발요ㅠ”라고 답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검찰은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국정 관련 각종 조언 등을 건넨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윤 대통령 부부가 2022년 11월 11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순방길에 나서기 직전인 같은 달 7일 김 여사에게 “대통령님께서 해외순방 중 혹시 남쪽으로 가실 일 있으면 각별히 행동을 조심하셔야 한다”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시지를 받은 김 여사가 이유를 묻자 명 씨는 “대통령님과 여사님이 너무 걱정돼 (안 좋은) 그런 꿈을 꾼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했고, 김 여사는 당시 해외 순방 일정 일부를 변경해 논란이 됐다.
2022년 11월 24일에는 김 여사가 먼저 명 씨에게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국정조사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당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립하던 상황을 놓고 “어찌하는 게 좋을지 의견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명 씨는 이에 검찰 출신 의원 등 3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국정조사 위원에 포함시킬 것을 조언한 것으로 파악됐다.명 씨의 PC는 지난해 9월 30일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 주거지에서 압수해 포렌식한 것이다.
검찰은 이 외에도 명태균 씨 측 변호인 입회 하에 명 씨가 제출한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와 휴대전화 3대의 증거 선별 작업을 이르면 이달 말 완료할 계획이다. 이미 분석을 마친 명 씨의 PC보다 더 많은 수사 자료가 휴대전화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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