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원장에 황우여… 尹정부 6번째 여당대표

2 weeks ago 8

국민의힘이 당을 이끌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77·사진)를 29일 지명했다. 4·10총선 참패 이후 19일 만이다. 황 지명자가 다음 달 2일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하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6번째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된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인 총회에서 황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하며 “덕망과 인품을 갖춰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으로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날 총회에서 지명에 반대 의사를 나타낸 당선인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 지명자는 총선 참패를 수습하고 6월에 열릴 전당대회 준비를 총괄하게 된다. 황 지명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의 제1 임무는 정상적인 당 대표를 모시는 일”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황 지명자는 15대부터 19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인천 서을에서 낙선한 뒤로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황 지명자를 두고 당내에선 “계파색이 옅어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관리형’에 적임자”라는 평가와 “총선 참패 뒤 당 쇄신과 변화를 이끌기엔 무색무취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중진들 잇단 고사에… 8년전 정치 떠난 황우여에 소방수 맡긴 與

尹정부 출범후 6번째 당대표
黃, 새누리당 대표 등 요직 거쳤지만
당명 3번 바뀐 8년동안 일선 떠나… 당내 “관리형 적임” vs “쇄신과 거리”
‘당원 100% 전대룰’ 개정여부 과제… 黃 “내가 복안 갖는 것 자체가 문제”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에서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첫 줄 오른쪽)와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첫
 줄 왼쪽)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당선인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국민의힘을 이끌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에서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첫 줄 오른쪽)와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첫 줄 왼쪽)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당선인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국민의힘을 이끌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사진)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것에 대해 29일 당내에선 “중진들의 잇단 고사 속 돌고 돌아 관리형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일각에선 “총선 참패 이후 쇄신과 거리가 있는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당 대표 등 당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황 지명자가 안정적으로 차기 지도부를 구축할 것이란 기대감과 결국 실권과 거리가 있는 원로급을 내세우려던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구상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혼재된 모습이다. 황 지명자는 2016년 이후 정치 일선을 떠났다.

황 지명자는 앞으로 두 달간의 활동 기간 동안 ‘당원 100% 투표 전당대회 룰’ 등을 둘러싼 당내 이견을 정리하고, 가시적인 쇄신 움직임 등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 돌고 돌아 원로 비대위

황 지명자가 당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다음 달 2일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4번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된다. 당 대표를 포함하면 이준석 대표, 주호영 비대위원장, 정진석 비대위원장, 김기현 대표,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에 이어 6번째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황 지명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첫째 전당대회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분, 둘째 당과 정치를 잘 아는 분, 셋째 덕망과 신망을 받을 수 있는 분을 물색했다”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내 중진 의원들이 줄줄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자 26일 황 지명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어차피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원장이다. 당 원로 중 아무나 하면 된다”는 친윤 그룹의 인식이 반영된 인선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당 관계자는 “어려운 부탁을 황 지명자가 들어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지명자는 판사 출신으로 1996년(15대) 신한국당 소속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해 19대 국회까지 내리 5선을 한 뒤 20대 총선에서 낙선해 국회를 떠났다. 당명이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3번 바뀐 지난 8년 동안 정치 일선을 떠나 있던 셈이다. 박근혜 정부 때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내 친박(친박근혜)계로 불리지만 계파색은 옅어 당내에선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대표와 한나라당 원내대표 및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을 역임했으며, 이준석 대표가 선출됐던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는 8단)이 별명인 분이다. 어렵고 힘든 일을 잘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기호 의원도 “독단적이지 않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분”이라고 했다.

반면 당 쇄신을 강조하는 쪽에선 “일선에서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윤상현 의원도 “총선 민의를 받들고 혁신과 쇄신을 담을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 전당대회 100% 룰 개정 등 과제 수두룩

황 지명자의 핵심 과제는 현행 당원 100% 투표로 진행되는 전당대회 룰 개정 여부다. 영남 지역 및 친윤 그룹은 현행 룰을 유지하자는 반면 수도권 및 소장파 그룹은 당원 비율을 줄이고 국민 여론을 담아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황 지명자는 통화에서 “내가 (전당대회 룰 개정 여부에) 복안을 갖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며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깊은 이야기를 나눠 보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 인선도 주요 과제다. 당내에선 조정훈, 김재섭 당선인 등 수도권 소장 그룹을 비대위원에 인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쇄신과 관련해 황 지명자는 “대표를 정상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라면서도 “당이 ‘자성하는 모습이 없다’는 점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3일 선출되는 원내대표 후보로는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으로 중지가 모이고 있다. 당내에선 친윤계 핵심의 단독 추대는 부담스럽다는 기류가 있어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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