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중고차 판매업체 카바나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 수혜를 입으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신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신차 가격이 오르고, 이에 따라 중고차 수요와 가격도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카바나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42억3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9억8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약 13만4000대를 기록했다.
카바나는 원래 연간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지만 이날은 장기 목표와 함께 분기별 가이던스도 새롭게 내놨다. 2분기 가이던스에는 소매 판매량과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점진적 증가가 포함됐다. 카바나가 제시한 새로운 경영 목표는 향후 5~10년 내 조정 EBITDA 마진을 13.5%로 끌어올리고, 연간 소매 판매량을 300만대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카바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어니 가르시아는 “미국의 관세 정책 이후 중고차 수요의 변화를 체감했다”며 “자동차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중고차 판매에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신차 및 부품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중고차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신차 가격과 생산·수요 변화는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자동차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우려로 소비자들이 구매를 서두르면서 지난달 중고차 가격지수는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가르시아 CEO는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믿기 어려울 만큼 좋은 위치에 있으며, 더욱 강력한 재무 성과와 큰 규모, 더 나은 고객 경험에 대한 명확한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매우 흥미롭고 달성 가능한 목표”라며 “합리적인 마진 범위 내에서는 마진보다 성장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바나는 2021~2022년 팬데믹 당시 재고 관리 실패로 파산 위기에 몰렸다가 이후 수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고 불과 몇 년 만에 급격한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주가가 약 27% 상승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