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지역 안보환경 적응해야”
한미 공통된 인식 따라 ‘협의중’ 소개
미국 국무부가 한반도에서 미군과 한국군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rebalancing)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한국 언론의 질의에 “70년 이상 유지해온 이(한미) 동맹은 변화하는 지역 안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대변인은 한국과 미국 양측이 지역 안보환경의 변화 속에서 한미동맹의 미래 방향에 대한 공동 이해를 바탕으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지역 안보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역시 이에 맞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한미 양측의 공통된 인식이라는 것이다.
국무부 측은 이같은 협의에는 “동맹의 능력과 태세를 강화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협의 과정에서 “한미 양측은 확장 억제를 유지하고 한국의 방위비용 분담 확대가 필요한 현실을 인정했다”고 국무부 측은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한반도에서 미군과 한국군의 역할·책임을 재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한미 외교당국은 주한미군 재조정 등의 민감성을 고려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왔지만, 미 국무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한국측과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의지가 분명하고, 실제 한국 정부와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 국무부는 또 “우리(미국)은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안정, 번영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한국의 핵심 역할을 환영하며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이는 협력의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도 전했다. 한국이 한반도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대해 역할을 담당할 것을 요구하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동맹국인 미국·필리핀 간 상호 방위조약이 남중국해를 포함한 태평양 어디에서든 적용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미국은 한국에도 필리핀처럼 동맹의 역할을 확대할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미 국무부는 “1953년부터 한미동맹은 동북아시아, 더 넓은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그 이상의 평화·안보·번영의 핵심 축이 돼왔다”며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공동 방어태세를 강화하는 것은 양측의 공동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