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태풍에 수출 초토화…반도체마저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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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교착 속…9월 일평균 수출 두자릿수 감소
대미 16% 급감 속 전체 수출 악화
대중 21% 대EU 수출도 10% 감소
관세 태풍의 눈 갇힌 가전·자동차에
반도체 수출마저 0%대 증가 그쳐

  • 등록 2025-09-23 오전 5:00:00

    수정 2025-09-23 오전 6:14:40

[이데일리 김형욱 정두리 기자] 9월 들어 대미국 수출 감소 폭이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관세 협상이 두 달 가까이 교착 상태에 놓인 상황으로, 고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충격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하루 평균 대미 수출액은 3억 9700만달러(약 5500억원·통관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감소했다.

이 기간 총 대미 수출액은 65억 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6.1%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9월 중순 추석 연휴가 있어 올해 조업일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대미 수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후 고관세 부과 정책을 예고한 지난해 말부터 불안한 흐름을 이어왔지만, 감소 폭이 20%에 훌쩍 다가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부터 완성차, 5월부터 자동차 부품 등에 25%의 품목 관세가 부과되고 6월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의 품목관세가 50%로 인상된데다 15%의 상호관세까지 더해지며 고관세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최대 수출 시장으로 손꼽힌 미국에서의 부진은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한국의 하루 평균 수출액은 24억 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6% 줄었다. 전체 수출액(401억달러)은 전년대비 13.5% 늘었으나 추석 연휴에 따른 기저효과를 배제하면 감소 흐름이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전쟁 영향으로 중국의 하루 평균 수출액도 전년 대비 2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유럽연합(-10.0%), 베트남(-7.8%), 대만(-3.9%), 일본(-13.3%)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한국의 수출을 이끌어온 반도체마저도 증가 흐름이 둔화했다. 이 기간 반도체 품목의 하루 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을 받는 승용차의 하루 평균 수출액은 9.5%, 가전제품은 20.4% 줄었다. 미국 고관세 정책과 함께 글로벌 공급과잉 상태에 놓인 석유제품(-25.9%)과 철강제품(-16.2%)의 부진도 두드러졌다.

문제는 이 같은 수출 부진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7월 말 자동차의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등 관세 협의에 이르렀지만, 3500억달러(약 약 487조원) 투자 조건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며 후속 합의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이달 1~20일 수출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조업 일수를 고려하면 회복세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중 관계 악화 속 미국은 물론 대중 수출이 둔화하고 있는 만큼 기업·정부 모두 수출 다변화와 수출산업 체질 개선에 더 속도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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