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 등 560여 명이 미국 국토안보부에 무더기로 체포됐다. 별도의 취업 비자 없이 전자여행허가(ESTA)를 활용해 입국한 뒤 현지에서 일하는 한국인을 불법 체류자로 판단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것이다. 단속이 확대되면 반도체, 배터리 기업의 미국 공장 건설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 560여 명이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에 체포됐다.
업계는 전문직 취업(H-1B) 비자나 주재원(L1·E2) 비자를 받지 않고 현지 공장에서 일하는 한국 직원에게 칼을 빼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 한국 기업 임직원은 미국 정부가 정식 비자를 내주지 않자 무비자로 90일 동안 머무를 수 있는 ESTA 또는 단기 상용(B1) 비자로 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비자 발급 건수로는 한국의 공장 운영 노하우를 미국에 이식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진원/김우섭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