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장수 박물관서 유길준 숨결 느낄수 있죠"

1 week ago 7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본문의 핵심만 제공하므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 전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박물관이 피보디에식스박물관입니다.

빨간 뿔테 안경을 쓴 린다 로스코 하티건 피보디에식스박물관장은 지난주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방한해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은 18세기 큰 항구도시로 상업과 무역의 중심이었던 매사추세츠 세일럼에서 1799년 문을 열었으며 2003년 한국관을 개관했다.

회원용

핵심 요약쏙은 회원용 콘텐츠입니다.

매일경제 최신 뉴스를 요약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린다 로스코 하티건 피보디에식스박물관장
140여년전부터 韓유물 소장
'서유견문' 유길준 이름 넣어
한국실 개관 각종 사료 전시
백남준 미디어 작품도 구입
"내년 5월 한국관 재단장 예정
정연두 사진 작가와도 협업"

왼쪽부터 수 킴 피보디에식스박물관 수석기금담당, 린다 로스코 하티건 관장, 김지연 한국담당 큐레이터 .  국립중앙박물관

왼쪽부터 수 킴 피보디에식스박물관 수석기금담당, 린다 로스코 하티건 관장, 김지연 한국담당 큐레이터 . 국립중앙박물관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박물관이 피보디에식스박물관입니다. 한국 유물을 최초로 수집한 기관이기도 하죠. 내년 5월 15일 한국관을 재단장하는데, 개관전에 작가 정연두도 함께 할 예정이에요."

빨간 뿔테 안경을 쓴 린다 로스코 하티건 피보디에식스박물관장은 지난주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방한해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은 18세기 큰 항구도시로 상업과 무역의 중심이었던 매사추세츠 세일럼에서 1799년 문을 열었으며 2003년 한국관을 개관했다. 한국관(The Yu Kil-Chun Gallery of Korean Art and Culture)의 명칭엔 특이하게도 최초의 국비 유학생이자 개화 사상가이며 '서유견문' 저자인 유길준의 이름이 들어간다.

"유길준은 19세기 보빙사(고종 때 미국 사절 파견단)로 미국으로 오면서 일본에서의 인연을 바탕으로 관장인 에드워드 모스가 있던 세일럼으로 오게 됐어요. 1년 동안 공부하면서 모스와 편지를 주고받기도 하고, 박물관이 한국 미술을 컬렉션하는 데 큰 도움을 줬죠." 유길준은 조국으로 돌아올 때 박물관에 갓과 옷, 부채, 팔찌, 신발, 토시 등을 남겼다. 여기에 고종의 외교 고문인 파울 폰 뮐렌도르프와 협업해 220개 유물을 수입했다. 140년 전부터 한국 문화유산을 모으기 시작해 현재에는 소장품이 2000점에 이른다.

하티건 관장은 "유길준은 모스 전 관장과 사이에 40여 통의 편지를 남겼는데, 굉장히 어려운 단어도 있으며 1년간 영어를 빨리 배운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인력 지원으로 이 박물관에 채용된 한국인 큐레이터 김지연 씨는 "유길준의 유학 당시 나이는 스물일곱 살이었는데, 학교에서 15~16세 미국 아이들이 토론 수업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고종에게도 부패와 허례허식을 없애고 옷도 소매를 줄이는 등 간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유길준은 단발령의 선봉에 나서 태자였던 순종의 머리를 직접 깎은 것으로 유명하다.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은 한국 소장품의 영역을 21세기 동시대 미술까지 확장하고 있다. 올해 백남준 미디어아트 작품을 구입했고, 내년 개관전엔 작가 정연두의 사진 시리즈 '상록 아파트' 와 미디어 아티스트 양숙현 작가 작품 등을 걸 예정이다. '보자기 작가' 김수자와 '자수 작가' 함경아와도 작업을 함께했다.

박물관의 미래에 대해 묻자 하티건 관장은 "유물보다는 그것을 만든 사람의 창의성에 초점을 둔다"며 "박물관의 정체성은 사람의 경험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박물관은 한국 외에도 중국, 일본, 아메리카 원주민, 아프리카 유물 100만점을 소장하고 있다. 동아시아 소장품 중에 13세기 일본 목조지장보살입상과 18세기 중국 가옥 음여당 등이 유명하다.

[이향휘 선임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