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전 부활 외쳐도…우라늄값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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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50년까지 미국 원전 발전 용량을 네 배로 늘리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원전 강국’ 재건을 천명했지만 우라늄 현물 가격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우라늄 현물 가격은 이날 파운드당 70.05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3월 13일 기록한 연 저점(63.5달러)보다는 10.1% 오른 수준이지만 연초 가격(약 74달러)에는 못 미친다. 지난해 1월 15일 종가(106달러)와 비교하면 30% 이상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이후 원전과 관련한 기업 및 상장지수펀드(ETF) 주가가 치솟은 것과 대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라늄 가격이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로 우라늄이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거래된다는 점을 짚었다. 올해 장기계약 가격은 파운드당 80달러 수준을 기록 중이다. 현물 거래는 전체 시장의 20% 미만에 불과해 가격 변동폭이 제한적이다. 대신 우라늄 산업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관세정책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미국 전력회사들이 우라늄 구매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라늄 채굴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됐다가 최근 다시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향후 몇 년간 우라늄 시장에서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독립 투자은행 팬뮤어리베룸은 “내년 우라늄 평균 현물 가격이 다시 파운드당 60달러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전 가동이 가까워지기 전까지는 우라늄 수요가 급증하기 어려운 구조다. WSJ는 “원전을 신속하게 건설하는 중국조차도 설계부터 승인, 건설까지 원자로 하나를 운영하는 데 5~10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식 투자자들이 우라늄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만큼 향후 현물 가격이 상승할 여지는 있다. 모건스탠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우라늄 ETF의 인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일부 ETF는 실제로 시장에서 우라늄을 구매하는 만큼 현물 우라늄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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