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뉴저지주가 파격적인 세액공제를 앞세워 미국 영화·TV 제작의 새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트리밍 투자 축소와 해외 제작 확대로 로스앤젤레스(LA)DML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세금 혜택이 촬영지 선택을 좌우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금 혜택 내세워 제작사 유치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역의 영화·TV 제작 지출은 리서치업체 프로드프로 기준 20% 감소했다. 스튜디오들이 스트리밍용 콘텐츠 제작을 줄이고 대작 영화는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에서 찍으면서 로스앤젤레스는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뉴저지에서는 예산 1000만달러 이상 영화와 TV 프로그램 17편이 촬영됐고, 지출액은 약 1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24년의 두 배 수준이다.
뉴저지가 부상한 이유론 현재 미국 주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세액공제 제도를 갖췄기 때문이다. 과거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단순성과 효율성을 이유로 본사가 있는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었다. 이제는 가장 큰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제작지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됐다. 2000년대 이후 국가와 주, 지방정부는 수천만~수억달러를 쓰고 수백~수천 명을 고용하는 제작 프로젝트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해왔다.
영상 제작의 이동은 이미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캐나다, 루이지애나, 조지아, 영국 등으로 제작이 옮겨갔다. 최근에는 뉴욕 맨해튼과 가까운 뉴저지 교외 도시와 허드슨강 건너 도시 지역이 새 촬영지로 떠올랐다. 뉴저지 경제개발청의 에번 와이스 청장은 "넷플릭스 임원들을 주지사 관저로 초대해 뉴저지 치즈와 와인을 대접했다"며 "일종의 매력 공세였다"고 말했다.
뉴저지는 배우, 조명·그립 등 제작 인력이 로스앤젤레스 다음으로 많이 모인 뉴욕권의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이전까지 이들 상당수는 뉴욕으로 출퇴근했다. 그러나 뉴저지에서 촬영이 늘면서 현지 인력의 근무 동선도 바뀌고 있다. 뉴저지 티넥에 사는 ‘파워: 오리진스’ 의상 디자이너 케이아 바운즈는 과거에는 뉴저지에서 일한 적이 없었지만 이제는 집에서 사무실까지 10분이면 간다고 말했다.
이탈 막기 위해 '10년 장기투자'와 결합한 세제혜택
미국에는 전국 단위 영상 제작 세액공제가 없다. 이 때문에 각 주가 따로 경쟁하지만, 막대한 보조금을 들여 유치한 산업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날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조지아의 대형 제작 지출은 지난해 31% 줄었다. 디즈니의 마블스튜디오가 세계에서 가장 후한 보조금 중 하나를 제공하는 영국으로 옮기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인 테드 서랜도스는 "제작 유치가 서커스가 마을에 오는 것처럼 좋지만, 떠나면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저지는 이 한계를 줄이기 위해 장기 투자와 결합한 제도를 설계했다.
뉴저지는 최근 몇 년간 현지 제작 지출에 최대 35% 세액공제를 제공하도록 제도를 크게 확대했다. 여기에 최소 10년 동안 뉴저지에서 촬영하겠다고 약속하는 3개 스튜디오에는 최대 45%에 이르는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 자리는 라이언스게이트, 넷플릭스, 파라마운트가 차지했다. 서랜도스는 뉴저지 제도가 성공하려는 주가 따라야 할 청사진이라며, 영국 제도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했다.
신규 스튜디오 시설을 이용하는 제작물에도 추가 세금 혜택이 주어진다. 넷플릭스는 뉴저지 포트먼머스의 옛 육군기지에 12개 스테이지를 갖춘 10억달러 이상 규모의 시설을 짓고 있다. 이곳에는 배우들이 트레일러에서 준비하지 않아도 되도록 분장실과 의상실이 내장되는 등 제작을 빠르고 쉽게 만드는 기능이 들어간다. 파라마운트는 베이온에 개발 중인 단지에서 10년 임대 계약을 맺었고, 라이언스게이트도 뉴어크 시설에 같은 방식으로 들어간다.
세 회사는 시설이 완공되기 전에도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라이언스게이트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파워’ 프랜차이즈 제작을 뉴욕에서 뉴저지로 옮겼다. 넷플릭스는 지난 1년 동안 뉴저지에서 약 20개 프로젝트를 촬영했다. 애덤 샌들러의 ‘해피 길모어 2’는 1억5250만달러를 지출했고, 약 6000만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예정이다.
뉴저지에서 촬영된 작품은 다양하다. 롱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라이언스게이트의 ‘더 하우스메이드’, 워싱턴DC 정치 스릴러인 넷플릭스의 ‘어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필라델피아를 상징하는 영화 ‘록키’ 제작 과정을 다룬 아마존의 ‘아이 플레이 록키’도 뉴저지에서 촬영됐다. 배경과 실제 촬영지가 분리되는 현상이 세액공제 경쟁 속에서 더 일반화되고 있는 셈이다.
뉴저지는 스튜디오의 장기 약속에 맞춰 주정부도 장기 약속을 했다. 주정부는 2049년까지 연간 4억3000만달러 규모의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간은 과거 인센티브를 확대했다가 축소하거나 폐지했고, 그 결과 할리우드 제작자와 노동자들이 다른 곳으로 떠났다. 필 머피 전 뉴저지 주지사는 수십 년 단위로 평가될 일을 두고 승리를 선언하기는 이르지만, 제도를 제대로 설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욕보다 순박한 뉴저지 주민들...촬영에 협조적
라이언스게이트의 TV 부문 대표 케빈 베그스는 뉴욕권 느낌이 맞는 작품은 이제 뉴저지에서 찍는다고 말했다. 스타즈의 범죄 드라마 ‘파워’ 프랜차이즈 새 작품인 ‘오리진스’도 그 사례다. 첫 시즌 18부작 제작을 위해 라이언스게이트는 세액공제 대상 임금과 거래처 비용으로 최소 7000만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현장 반응도 달라지고 있다. 뉴욕에서는 주민들이 촬영팀의 주차 점유에 불만을 드러내는 일이 많다. 반면 뉴저지의 많은 도시는 아직 촬영팀이 낯설어 협조적이다. ‘파워: 오리진스’ 쇼러너인 사샤 펜은 뉴욕 일부 블록에서는 촬영팀이 매일 주차 공간을 차지한다고 항의받는다고 말했다. 촬영감독 프랜시스 스필드너는 뉴저지에서는 아직 질려 하지 않는다며, 몇 년 뒤에는 달라질 수 있지만 주가 크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에디슨, 영화촬영기 특허 출원 뉴저지에서
뉴저지 영상 산업 부활에는 역사적 의미도 있다. 토머스 에디슨은 19세기 말 뉴저지에서 영화 촬영기 특허를 냈다. 그러나 최근 붐 이전에는 뉴저지에서 대부분 촬영한 대형 영화로 1982년 ‘애니’ 정도가 마지막 사례로 기억됐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소규모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폐지했고, 리얼리티쇼 ‘저지 쇼어’에 대한 지급도 막았다.
뉴욕의 소니픽처스클래식스 대표 톰 버나드는 고향 뉴저지에서 제작이 거의 없다는 데 오랫동안 답답함을 느꼈다. 그는 2017년 가족 친구인 필 머피가 주지사 선거에 나서며 경제성장 기회를 찾자 영상 산업을 낮게 달린 과일처럼 쉽게 잡을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머피 전 주지사는 뉴저지가 여전히 자동차와 트럭, 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런 시절은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저지 세액공제는 주 안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지출에 적용된다. 여기에는 A급 배우들의 수백만달러 출연료도 포함된다. 반면 캘리포니아 세액공제는 드웨인 존슨이나 젠데이아 같은 스타 보수를 보조한다는 비판을 우려해 이른바 ‘어보브 더 라인’ 지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뉴저지 당국은 고용 효과가 가장 큰 대형 제작물을 끌어들이려면 이런 적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투자 효과 거의 없다" 지적도 나와
그러나 세액공제가 효율적인 경제개발 수단인지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다. 2023년 뉴욕 세무재무부 연구는 뉴욕주의 영화 세액공제가 기껏해야 손익분기 수준이며, 실제로는 순비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같은 해 조지아주립대 연구진은 조지아의 영화 세액공제 프로그램이 같은 돈을 다른 방식으로 썼을 때보다 일자리 6770개를 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뉴저지 당국은 자국 프로그램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장기 약속에 보상하고, 가장 큰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기업 수를 제한해 비용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건설 인센티브 프로그램으로 지어지는 첫 시설은 ‘1888 스튜디오’다. 이름은 에디슨이 영화 촬영기 특허를 낸 해에서 따왔다. 개발업체는 베이온의 옛 석유 터미널 부지 60에이커에 연말 착공을 기대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1888 스튜디오 공간의 4분의 1을 임대한다. 나머지는 더 높은 세액공제를 활용하려는 다른 기업에 개방된다. 뉴저지 안에서 필요한 인력과 자원을 모두 확보하지 못하는 제작사를 위한 연결 수단도 준비 중이다. 개발자인 플린 버슨은 맨해튼을 오가는 페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뉴저지가 세액공제 경쟁을 단기 촬영 유치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으로 바꿀 수 있느냐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라이언스게이트가 약속한 10년 이상 장기 투자는 긍정적 신호다. 다만 보조금 부담이 커지고 다른 지역이 더 큰 혜택을 제시할 경우 제작 흐름은 다시 이동할 수 있다. WSJ는 "뉴저지의 실험은 영상 산업을 유치하려는 지방정부가 세금 혜택과 장기 고용 효과 사이에서 어디까지 균형을 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19 minutes ago
1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95〉 [AC협회장 주간록105] 마이클 잭슨 자산과 스타트업 경영](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04/news-p.v1.20260504.773e529e3f474adea55b425cf6daf8c2_P3.jpg)
!['통한의 극장골 실점 패배' 주승진 김천 감독 "뒷심이 부족했다" [전주 현장]](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1714010261496_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