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철강 일부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멕시코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국은 과거 멕시코산 철강 수입량을 기준으로 일정 한도까지 무관세를 적용하는 쿼터제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주도하고 있는 이 협상은 미국 철강산업을 보호하면서도 외국산 철강을 이용해야 하는 국내 제조업체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에서도 철강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25% 관세율을 적용했다가 일부 협상을 거쳐 관세율을 면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우리나라도 최대 수출한도를 설정하는 대신 관세적용을 면제받았다. 당시 수출한도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수출 규모를 계산해 연 263만t으로 설정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협정에서 결정되는 수출 상한선(미국의 수입 상한선)은 트럼프 1기 때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산 철강 약 320만t을 수입했다. 또 멕시코도 미국산 철강 352만t을 들여왔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은 9일 저녁 행사에서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더 많은 철강을 멕시코에 수출하고 있는 만큼 관세가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미국 관료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일 워싱턴에서 러트닉 장관과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을 올렸다. 모종의 협상이 거의 완료되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양측이 이번 주 중 협상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아직 남아있고 로스앤젤레스(LA) 시위를 둘러싸고 양국 간 외교관계가 불편해진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양측의 철강관세 협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철강사 클리블래드클리프스 주식은 7% 이상, 뉴코어 주식은 4% 이상 떨어졌다.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 하락세는 둔화됐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