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당 참의원 선거 참패…이시바 내각 붕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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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당 자유민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20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참의원(상원) 선거의 출구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집권당 자유민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20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참의원(상원) 선거의 출구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20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참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목표로 내건 참의원 과반 의석 유지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됐다. 작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패해 여소야대 상황에 놓인 이시바 시게루 내각이 참의원 선거마저 패하면서 정권 붕괴 위기로 치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日여당 참의원도 과반 붕괴한 듯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후 8시 투표가 끝난 직후 출구조사 결과 이번 선거 대상 의석 125석 중 자민당이 27~41석, 공명당이 5~12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합쳐도 32~53석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시바 총리가 목표로 한 50석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日 여당 참의원 선거 참패…이시바 내각 붕괴되나

참의원 정원은 248명으로, 3년마다 임기 6년인 의원 절반을 뽑는다. 이번 선거에선 결원 1명을 포함해 125명을 선출한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번 선거 대상 기존 의석이 각각 52석과 14석이다. 총 50석을 얻어야 이번 선거 대상이 아닌 기존 의석(75석)에 더해 과반(125석)을 유지할 수 있다.

주요 신문사도 출구조사 결과 자민·공명당이 참의원 과반 의석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자민·공명당 의석이 대폭 감소하며 목표로 한 50석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이 34석 안팎, 공명당이 7석 안팎을 획득하는 데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야당은 크게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NHK 출구조사에서 국민민주당은 14~21석, 참정당은 10~22석을 얻을 것으로 관측됐다. 두 정당은 이번 선거 대상 기존 의석이 각각 4석, 1석이다. 중도보수 성향의 국민민주당은 작년 중의원 선거부터 돌풍을 일으켰고, 우익 성향의 참정당은 이번에 ‘일본인 퍼스트’를 내걸고 보수층 표를 얻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패배는 사실상 예고됐다. 지난달 참의원 선거 전초전으로 평가받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대패했기 때문이다. 작년 중의원 선거에 이어 또다시 ‘비자금’에 발목이 잡혔다. 쌀값 급등 등에 따른 고물가도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 국민 1인당 2만엔 지급’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 미국과 의 관세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진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소비세 감세’를 내걸고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총리 퇴진이냐, 정권 교체냐

자민·공명당이 참의원마저 과반 의석을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시바 총리가 퇴진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 당내에서 거세질 퇴진 압박을 버티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가 퇴진하면 한 달 안에 자민당 총재 선거가 실시되고, 신임 총재는 총리 지명 선거에 나선다. 야당이 뭉치지 않으면 자민당 총재가 총리가 된다.

자민당 2인자인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은 출구조사 결과를 본 뒤 한 방송에서 “어떻게 책임지는 방법이 있는지, 이시바 총리와 잘 협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오후 10시께 연 기자회견에서 직책을 완수하느냐는 질문에 “제1당으로서 책임은 자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가를 위해 해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며 연임 의지를 내비쳤다.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땐 역대 최다인 9명이 출마했다. 현재 이시바 내각에선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등이 당시 총재 선거에 출마한 각료다. 우익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등도 차기 총재 후보로 거론된다.

차기 자민당 총재가 총리가 되더라도 중의원에서 ‘소수 여당’인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자민·공명당은 원활한 국회 운영을 위해 일부 야당과 연정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연정 상대로는 입헌민주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이 거론된다. 다만 각 야당은 연정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총리 지명 선거에서 야당이 한데 뭉쳐 특정 야당 대표를 총리로 밀면 자민·공명당은 정권을 내줘야 한다. 야당에서 총리가 나온다면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가 유력하지만, 다른 야당이 노다 대표를 지원할지는 불투명하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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