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안보 이유로 MBK에 마키노 인수 중단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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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일본 공작기계업체 마키노 후라이스 제작소(이하 마키노) 인수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일본 정부는 방위산업의 핵심 기반이 되는 고성능 공작기계 데이터에 ‘해외 자본’ MBK가 접근할 경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약 10년 전 동종업체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 경영권 인수·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으로 자신 있게 2조원 넘는 ‘빅 딜’을 밀어붙였던 MBK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日, 안보 이유로 MBK에 마키노 인수 중단 권고

일본 재무·경제산업성은 23일 외환관리법에 따라 MM홀딩스에 마키노 주식취득 중단 권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MM홀딩스는 MBK가 마키노 인수를 위해 현지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일본 정부는 마키노가 군사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정밀 공작기계를 생산하고 있고, 일본의 국가안보 관점에서 중요한 제조 기반을 구성하는 기술과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개별적으로는 민감하지 않은 정보라도, 외부(사모펀드)로 유출돼 다른 정보와 결합할 경우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마키노를 인수하려는 MBK의 펀드가 조세피난처 케이맨제도에 설립돼 있다는 점을 이유로 MBK를 ‘비(非)일본 기업’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외환법을 근거로 외국 자본 투자를 막아선 것은 2008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MBK가 마키노 인수를 추진한 건 지난해 6월부터다. 당시 마키노 경영진은 일본의 모터생산회사 니덱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공세에 노출되자 ‘백기사’ MBK와 손을 잡았다. MBK는 마키노 자사주를 제외한 주식 전량을 직전 거래일 종가에 40%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에 공개매수할 계획이었다. 최대 2748억엔(약 2조5500억원)에 이르는 ‘빅 딜’이 될 뻔했으나 끝내 일본 규제 승인 문턱을 넘지 못했다.

MBK는 이날 MM홀딩스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상당한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며 “권고 수용 여부를 포함해 본 공개매수에 관한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외환관리법에 따라 인수 계획 중단 권고를 받은 기업은 10일 이내에 수용 여부를 밝혀야 한다. 권고를 수용하지 않으면 중단 명령이 떨어진다.

MBK는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투자 활동이 거의 중단됐지만 일본에선 승승장구했다. 현재 일본 의료·간병기업 솔라스토 인수를 추진 중이며 지난해엔 반도체 기판·유리 제조사 FICT를 인수했다. 마키노 공개매수 중단은 MBK로선 예상 밖 ‘대형 악재’다. 8조원 규모로 조성된 6호 바이아웃 펀드에서 마키노 딜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펀드 자금 소진 계획을 대대적으로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마키노 인수 무산이 DN솔루션즈엔 호재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DN솔루션즈와 마키노는 사업모델이 유사한 공작기계시장 경쟁 업체다. 5년간 DN솔루션즈 최대주주 지위에서 회사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MBK가 마키노를 인수하는 건 DN솔루션즈에는 불편한 일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MBK 관계자는 “이번 권고는 방위 산업 및 군수 공급망 내에서 마키노가 차지하고 있는 특수한 역할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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