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서울공항-도심 퍼레이드
‘죽음의 백조’ 美 전략폭격기 B-1B
공군 호위속 국군의날 행사 첫 등장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76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타우루스 공대지미사일 등 무기를 소개하던 진행자가 ‘거대한 무기’의 등장에 말을 멈췄다. 관객들 시선은 발사관 길이만 20m가 넘어 보이는 차량 2대로 집중됐다. 1분쯤 뒤 진행자는 “좌측을 주목해 달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초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의 우수한 측면 기동 능력을 보고 계신다”며 ‘괴물 미사일’을 소개했다.이번에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된 이 미사일은 탄두 중량만 8t에 달하는 ‘현무-5’다. 올해부터 양산되며 최대 사거리가 300km대에 달한다. 실제 폭발 위력은 탄두부 소재 개선 등을 통해 11t 중량의 탄두가 폭발할 때와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술핵과 다름없는 위력이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은 벙커버스터 수십 발을 사용해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한 지휘부를 제거했다. 이때 사용된 폭탄이 탄두 중량 870kg인 ‘BLU-109’였는데 현무-5는 폭파 방식 등에서 차이는 있지만 탄두 중량만 놓고 보면 BLU-109의 10배에 달하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군은 9축 차량 위에 원통형 발사관이 설치된 구조의 현무-5 발사 차량이 ‘문워크’ 춤을 추듯 측면으로 자유자재로 기동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북한 도발 시 어떠한 악조건에도 이 미사일을 북한에 날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행사에선 올해 말 개발이 완료되는 ‘한국판 사드’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등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핵심 전력과 올해 7월 양산에 들어간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등 대북 선제타격(킬체인)을 구성할 핵심 전력도 공개됐다.군은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해 개발 중인 국산 ‘레이저’ 대공 무기도 선보였다. 이 무기는 연내 실전 배치될 계획인데, 무인기 격추용 레이저 무기가 실전 배치되면 세계 최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 전략폭격기 B-1B도 우리 공군 전투기 F-15K의 호위를 받으며 등장했다. B-1B는 재래식 무장 능력만 57t에 달하는 대표적인 확장억제 전략자산이다. 미군 전략폭격기가 국군의날 행사에 등장한 건 처음이다.이날 기념식과 서울 도심 시가행진 행사엔 병력 5000여 명이 참여했고 장비 83종 340여 대가 동원됐다고 군은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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