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조선업 '투톱' 합병 70조 초대형 기업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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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매출 등 세계 1위로
한국과 고가선박 수주 경쟁

세계 최대 조선그룹인 중국선박그룹 산하의 중국 1·2위 조선사가 전격 합병한다. 중국 당국의 조선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세계 조선 시장 3분의 1을 점유하는 총자산 70조원 규모의 '초대형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4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밤 중국선박그룹은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중국선박과 중국중공을 합병하기로 하고 다음 날부터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주식 거래가 중단된다고 발표했다. 합병은 중국선박이 주식 교환을 통해 중국중공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결정은 2019년에 이미 예고됐던 일이다. 중국선박공업그룹(중선그룹)과 중국선박중공그룹(중공그룹)이 합병해 중국선박그룹으로 재탄생한 시기다.

당시 중국선박그룹은 중선그룹과 중공그룹 간 합병을 2026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계열사 간 사업 재편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중국선박과 중국중공 총자산은 각각 1743억위안, 2020억위안이다. 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면 총자산은 3763억위안(약 70조9400억원)에 달하게 된다. 차이신은 이에 대해 "합병 후 중국선박은 자산·매출·수주량 등에서 '세계 1위 조선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선박과 중국중공 간 합병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중국 조선업계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차이신에 "중국 조선업 구조조정이 신속하게 진행돼 이번 합병 역시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선박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그동안 점유율이 낮았던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등이 있는데 이 선박들은 한국이 사실상 수주를 싹쓸이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도 이번 합병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 고가 선박을 위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어 당장 시장 상황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합병으로 외형을 키운 중국선박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서울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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