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상에 녹아든 피지컬AI
주유소선 로봇팔이 기름넣고
로봇경찰은 교통정리 실습중
AI 원격진료로 처방전 받아
비만치료제 쉽게 살 수 있어
지난달 28일 찾은 '베이징의 명동'인 왕푸징에선 전에 보지 못한 가게가 눈에 띄었다. 메인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로봇 편의점이다. 두세 평 남짓한 크기의 이동형 무인매장 안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1대가 손님을 맞았다. 로봇 뒤 진열대에는 각종 음료와 기념품들이 전시돼 있었고 그 옆엔 커피 내릴 준비를 하는 로봇 바리스타가 보였다.
창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음료를 주문하자 로봇은 "주문이 접수됐어요"라고 말하더니 뒤로 돌아 주문한 음료를 찾아 손으로 집어 들었다. 그러고선 다시 뒤로 돌아 손에 든 음료를 창구에 내려놓고 "상품을 찾아가십시오"라고 안내했다. 결제한 지 단 10여 초 만이다. 물론 아직은 살 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지만 머지않아 인건비 걱정 없는 로봇 편의점이 곳곳에서 24시간 영업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중국 베이징에 기반을 둔 휴머노이드 제조사 '갤봇'이 '은하우주캡슐(銀河太空艙)'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이 로봇 편의점은 작년 말부터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선전 등 도시 번화가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파가 몰리는 주말이나 연휴 기간에는 발길을 멈추고 은하우주캡슐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항저우 등에서는 로봇 주유소가 등장했다. 주유소로 들어선 차량이 주유기 앞에 정차한 뒤 전용앱을 통해 결제하면 로봇팔이 나와 주유를 해주는 식이다. 주유캡을 열어 주유를 하고 다시 주유캡을 조이는 모습은 영락없는 사람의 동작이다. 로봇 주유소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현재는 (로봇) 관리가 필요해 직원이 필요하지만 나중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안후이성에서는 실습에 나선 로봇 교통경찰이 도로에 나왔다. 교통경찰과 동일한 복장을 한 이 로봇에는 6개의 고화질 카메라와 1개의 고정밀 센서가 장착돼 있다. 신호등과 연계해 교통 현장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통경찰과 협업을 하거나 독자적으로 차량들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다. 현재는 안후이성을 비롯해 항저우, 상하이, 청두 등에서 훈련 중이다.
운전자 없이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로보택시도 중국에선 일찌감치 상용화됐다. 중국 테크기업인 바이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에 힘입어 2022년부터 완성차 업체와 함께 우한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에서도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바이두를 포함해 포니AI, 위라이드 등 중국 로보택시 '빅3'의 현재 운영 차량 수는 각각 1000대를 웃돈다.
AI가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꾼 지도 오래다. 중국 선전에 사는 4년 차 인테리어 디자이너 정 모씨(남·31)는 AI 덕분에 월수입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성과급을 포함하면 평균 2만위안(약 410만원). 선전시 평균 임금이 1만3000위안(약 270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고소득자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디자인 시안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했으나 이제는 딥시크 같은 AI를 활용해 업무 속도와 효율을 끌어올렸다.
퇴근 후의 삶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쇼핑을 할 때면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훙수' 등에 들어가 비주얼서치 기능을 이용한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비만치료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마저도 AI 원격진료를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중국 대표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알리헬스'에서는 누구든 처방전을 받아 비만치료제를 구매할 수 있다.
실제로 검색해보니 10㎎짜리 마운자로 제품의 가격은 539위안(약 11만원).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려고 하자 처방전 발급 절차가 이어졌다. 이름과 연락처, 사용 목적을 적고 신분증 사진을 업로드하니 담당 의사와 연결됐다. AI가 매칭한 것이다. 해당 의사는 의약품 사용법 등을 안내한 뒤 사용 이력 등을 파악하고선 전자처방전을 발부해줬다.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2~3분에 불과했다. 제품은 다음 날 바로 배송됐다.
이처럼 중국에서 AI 저변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은 중국의 '응용 우선' 전략과 방대한 사용자 기반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응용 우선 전략이란, 완벽하지는 않지만 당장 쓸 수 있는 수준의 AI를 산업이나 생활 전반에 도입하면서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을 뜻한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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