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 강화 팔걷은 정상혁 "스마트혁신점포 100개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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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 있는 신한은행 선릉 스마트혁신점포 내부 모습.

서울 강남구에 있는 신한은행 선릉 스마트혁신점포 내부 모습.

4년차 임기를 맞은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자산관리(WM)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임원들에게 ‘WM 전문은행’으로 진화할 것을 당부하면서 WM 상담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혁신점포를 올해 100여개로 늘리라는 ‘특명’을 내렸다. 비대면거래가 일상이 된 경영환경에선 오프라인 영업점을 전문 상담공간으로 탈바꿈하고 프라이빗뱅커(PB) 수준의 은행원들을 배치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발 빠른 변신에 나섰다는 평가다.

'WM 전문은행' 도약 노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국내 22개 영업점을 스마트혁신점포로 전환했다. 올초 신한금융그룹이 경영전략회의에서 주요 전략의 하나로 제시했던 고객중심 맞춤형 솔루션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번 리모델링 작업으로 스마트혁신점포는 기존 20곳에서 42곳으로 늘어났다.

스마트혁신점포는 신한은행이 작년 10월 서울 선릉과 을지로5가 지점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해 차츰 늘려가고 있는 신개념 영업점이다. 지점 내부가 거래존과 상담존으로 나눠진 게 특징이다. 거래존에선 디지털기기를 통해 입출금과 카드 발급, 각종 신고 등 단순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상담존에서 직원들이 종합 자산관리 상담에 집중한다. 본부 가계대출 담당자들과 화상상담이 가능한 ‘바로대출창구’도 상담존에서 별도로 운영 중이다. 상담 창구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가계대출을 전담하는 구역을 따로 둬 WM 상담을 고도화하겠다는 취지다.

정 행장은 최근 강력한 추진 의지를 드러내며 이 같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신한은행의 경영진 회의에서 임원들에게 올해 안에 스마트혁신점포를 100개 이상으로 늘릴 것을 주문했다. 분기별로 최소 20개씩 확대해 영업점을 WM이 중심이 된 상담공간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행장은 “앞으로 영업점은 WM 전문은행으로 거듭나고 현장의 직원들도 PB 수준으로 상담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의 자산관리를 돕는 직원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도 스마트혁신점포에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국내 영업점에 자산관리 AI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 에이전트는 자산 현황과 시장 상황 등을 분석해 고객에 최적화한 자산관리 방법과 판매할만한 금융상품을 담당 직원에게 추천해준다. 2분기에는 생성형 AI를 쓸 때처럼 채팅으로 궁금한 내용을 질문해 답을 얻는 기능도 추가된다.

'비대면 시대' 생존법 된 영업점 변신

정 행장이 이처럼 영업점 변신에 힘 쏟는 것은 기존 영업 방식대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대면거래 확산으로 지점을 찾는 고객 자체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예·적금 가입은 90% 이상이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주택담보대출도 비대면으로 신청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도 AI를 비롯한 첨단기술의 도입으로 단순한 여수신 업무에 필요한 은행원이 거듭 감소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의 한 임원은 “고객과 직접 만나는 기회는 줄고 보편적인 업무는 AI에 맡기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결국 판단이 필요한 영역인 WM에서 두드러진 능력을 보여줘야 영업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부 규제로 점포를 대폭 줄이기 어려워진 것도 신한은행이 영업점 진화를 추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은행의 점포 폐쇄 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하는 내용의 ‘은행 점포 폐쇄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제는 폐쇄하려는 점포의 반경 1km 안에 다른 점포가 있어도 사전영향평가를 거치고 대체 이용수단도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점포를 폐쇄하면 해당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 금고 관리은행을 선정할 때 반영하는 지역재투자평가에서 감점을 받는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영업점은 2691개로 1년 전보다 88개 줄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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