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연말까지 박스권 흐름”
빅테크 실적 발표가 분수령 될듯
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하게 조정을 받으면서 기술적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증권가는 당분간 코스피가 ‘V자’보다 ‘L자’ 흐름을 보이며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장기 상승 전망은 유지되지만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304.33포인트(4.46%) 내린 6516.27에 마감했다. 지난 16일(-6.37%)에 이어 두 차례 급락하며 지난달 19일 장중 고점(9385.59) 대비 한 달 만에 약 2900포인트 밀렸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내려왔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를 밑돌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저점(6.27배)보다 낮아졌고, 2004년 카드사태 이후 처음으로 6배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저평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증권가는 반도체를 둘러싼 부정적인 투자심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조정은 기업 실적 악화보다 AI 산업에 대한 기대 약화, 밸류에이션 조정,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수급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심리와 수급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전고점 회복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상품 확대에 따른 숏감마는 방향성보다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며 “신용잔고가 쌓여있는 상황에서는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예상했던 코스피 박스권의 상단은 낮아졌지만 중장기 경로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연말까지는 박스권에서 방향을 탐색하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악순환을 끊을 변수로 이번 주 발표되는 빅테크 실적을 꼽는다. 알파벳과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AI 투자 지속 여부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대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졌지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며 “이번 주 빅테크 실적이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AI 기업들의 실적 시즌은 AI 수요 지속성과 반도체주의 디레버리징·디레이팅 국면 탈출 여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은 레버리지 이슈보다 반도체 업황과 기업 실적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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