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도전 재수' 김상욱 "판정까지 갈 생각 없습니다"[이석무의 파이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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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8-20 오전 11:43:26

    수정 2025-08-20 오전 11:43:26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판정은 없습니다. 두 번째 도전인 만큼 느낌도 잘 알고 자신감도 있습니다”

UFC 진출 등용문인 ‘로드 투 UFC’(ROAD TO UFC) 시즌4에 참가하는 김상욱(31)은 별명이 ‘데드풀’이다. 상처를 입어도 금방 치유되는 데드풀처럼 시련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일어나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로드 투 UFC 시즌4 라이트급 토너먼트 4강전을 앞둔 김상욱. 사진=UFC

김상욱은 2년 전 열린 로드 투 UFC 시즌 3 라이트급 토너먼트에 도전한 바 있다. 결과는 4강전 패배. 중국의 롱주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타격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쓴맛을 봤다.

눈썹까지 밀면서 간절하게 준비했지만, 벽을 느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곧바로 다시 일어났다. 불과 3개월 뒤 AFC 대회에 참가해 시원한 1라운드 KO승을 거뒀다. 올해 5월 열린 로드 투 UFC 시즌4 8강전에선 무패 전적이던 일본의 카미야 다이치를 2라운드 TKO로 제압했다. 최근 3연승 중이다. 데드풀처럼 상처는 완벽하게 재생됐다.

김상욱은 오는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로드 투 UFC 시즌4 4강전에서 중국의 렌야웨이와 맞붙는다. 통산 9승 3패 전적을 가진 렌야웨이는 최근 5연승을 달리고 있다.

김상욱은 확실히 여유가 넘쳤다. 자만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감은 가득했다. 아픈 실패의 경험이 더 큰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지난 대회 때는 뭣도 모르고 그냥 하나하나 (이정원)관장님이 시키는 대로 운동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와 느낌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2020년 본격적으로 프로 파이터의 길로 접어든 김상욱에게 UFC는 늘 가장 큰 목표였다. 첫 도전 때는 간절하기만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부담감도 너무 컸다. 훈련을 하다 감정이 폭발한 적도 있었다.

여전히 간절함은 똑같다. 대신 여유는 더 생겼다. 모르고 준비하는 것과 알고 하는 것에 대한 차이가 분명히 있다.

“과거에 비해 확실히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실력도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훈련이나 경기 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파이터와 대결. 적잖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김상욱은 바로 전 시즌 4강서 중국 선수에게 패했다.

“중국 원정 경기라는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판정까지 갈 생각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상대가 잘하는 타격가인 것은 맞습니다. 날 이겼던 롱주하고 함께 훈련하고 있다는데 저도 그때보다 많이 성장했습니다. 상대가 나보다 신장이 작은 만큼 그 부분을 잘 이용해볼 생각입니다”

김상욱. 사진=UFC

롱주에게 당한 패배는 김상욱에게 어떤 코치보다도 더 훌륭한 족집게 스승이 됐다. 그 경기를 돌아보면서 이번 경기의 해법을 준비했다.

“그때 경기를 보면서 태클이 조금 아쉬웠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펀치와 킥도 더 잘 쓸 수 있었는데 너무 기술적으로만 하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워나 기술적으로 많이 올라간 만큼 더 적극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합니다”

처음 격투기 글러브를 꼈을 때나 유명 파이터로 성장한 지금이나 김상욱에게 UFC는 간절한 목표다. 그가 초심을 잃지 않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된다. 마침 절친인 팀 동료 고석현이 컨텐더시리즈를 통해 UFC 진출을 확정 지은 것도 긍정적 자극이다.

“격투기 선수에게 UFC를 가느냐, 못 가느냐는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느냐, 못하느냐를 가를 정도로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UFC에 못 가면 ‘진짜 나는 여기까지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하지만 UFC에 간다면 선수 인생을 이어갈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상욱이 이번 경기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승리 시나리오는 ‘서브미션’이다. 그래서 그래플링 훈련에 더 많인 신경을 썼다. 하지만 상대가 타격가인 만큼 타격 맞불도 염두에 두고 있다. 판정이든, KO든 중요한 것은 역시 승리다.

“제가 부족한 점도 많은데 많은 분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꼭 UFC 가는 모습을 꼭 보여 드릴 테니까 많이 응원해주세요”

중국 상하이에서 로드 투 UFC 4강전 준비를 하고 있는 김상욱, 사진=김상욱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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