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개가 갸우뚱하는 과학적 이유…귀여움은 덤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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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개가 갸우뚱하는 과학적 이유…귀여움은 덤일 뿐

이경혜(프리랜서,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6.16 16:56

수리가 눈을 반짝이며 내게 집중한 채 고개를 이쪽저쪽 갸우뚱할 때면 늘 귀여움이 폭발한다. 반려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텐데, 실상 개들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다. 소리를 잘 듣고 시야를 확보하려는 정보 수집 활동에 열심인 중이다.

(*AI로 제작된 이미지)

(*AI로 제작된 이미지)

소리의 진원지를 파악하기 위해

개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유는 첫째, 소리가 나는 방향과 거리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개는 소리를 들을 때 오른쪽 귀와 왼쪽 귀에 도달하는 소리의 시간 차이와 크기 차이를 계산해 소리의 출발 지점을 찾아낸다. 특히 수직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파악이 어렵다 보니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기울여 귀의 위치를 바꿈으로써 소리가 나는 쪽의 거리와 방향을 더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가려진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개들은 주둥이가 길쭉해 정면을 볼 때 주둥이 끝이 시야를 가린다. 가령 개의 정면 눈높이에 사람 얼굴이 있다면 그의 코 아래는 보이지 않는 셈. 이런 때 상대 얼굴을 더 잘 보기 위해, 표정을 더 잘 살피기 위해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시야를 넓힌다. 따라서 반려인의 얼굴이 개의 눈높이보다 조금 위쪽에 위치하는 것이 개의 시야 확보와 감정 교감에 도움이 된다. 간식을 주거나 장난감으로 놀아 줄 때도 마찬가지. 개의 주둥이 길이보다 조금 더 멀리서 들어올리거나 흔들어 주면 개가 시야를 더 넓게 확보할 수 있다.

(사진 프리픽)

(사진 프리픽)

저장한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

헝가리 연구팀은 개가 고개를 갸웃하는 이유로 ‘기억을 꺼내려는 움직임’을 들었다. 연구팀은 개 40마리에게 물건 이름을 기억하도록 훈련시켰는데, 그들 중 ‘단어를 배우는 재능이 있는 개’로 분류된 그룹의 43%가 물건 이름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일반 개는 2%만이 고개를 갸우뚱했을 뿐이다. 이를 통해 갸우뚱하는 행동은 소리와 기억 속 이미지를 일치시키기 위해 뇌를 풀가동하는 반응이라고 결론 내렸다. 똑똑한 개일수록 갸우뚱을 더 많이 한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반려인의 보상을 유도하기 위해

반려견이 고개를 갸우뚱할 때 치명적 귀여움에 홀려 간식을 주거나 쓰다듬는 행동을 습관처럼 했다면, 반복된 경험을 통한 학습 반응으로 개가 갸우뚱을 시전할 수도 있다. ‘갸우뚱하면 보상이 따른다’라는 공식을 내재화한 것.

다만 고개를 한쪽으로만 기울이거나 갸우뚱하는 시간이 길다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전정기관에 문제가 있거나 중이염 또는 뇌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니 정밀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 이경혜(프리랜서) 사진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4호(26.06.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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