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빌트인 가전의 최고 격전지인 유럽에서 영토 확장을 하기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낸다. 유럽시장은 세계 빌트인 시장의 40% 규모인데, 밀레나 보쉬 등 현지 브랜드가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실속형 제품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유럽 맞춤형 빌트인 브랜드 ‘LG 빌트인 패키지’(사진)의 핵심 제품인 오븐과 인덕션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4월 세계 최대 디자인 행사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해당 시제품을 선보인 지 2개월 만이다. 홈베이킹을 자주 하는 유럽 문화를 반영해 더 정교하게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게 특징이다.
인공지능(AI)을 입힌 냉장고와 식기세척기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춰 냉장고 온도를 조절하거나 식기별 상태에 맞춰 세척하는 것이 가능하다. 제품군 확장에 발맞춰 영업망도 강화한다. 건축업자(빌더)를 통해 빌트인 가전을 납품하는 유럽의 특성을 고려해 전문 영업 인력을 중장기적으로 두 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들 제품 판매 관련 프로젝트명을 ‘앵커’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빌트인 시장에 안정적으로 닻(앵커)을 내리고, 이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빌트인 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빌트인 가전의 고향인 유럽은 LG전자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시장이다. 시장 규모가 크지만 아직 LG전자는 후발주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AI로 무장한 고효율 제품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LG AI홈 허브인 ‘LG 씽큐 온’과 연동되는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25종을 선보인 게 대표적 예다. 이를 통해 유럽 빌트인 매출을 2030년까지 기존보다 10배로 늘려 ‘유럽 톱5’에 들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빌트인 가전 등을 주축으로 한 LG전자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이 2021년 27%에서 4년 만에 36%로 뛰었다. 2030년까지 45%로 늘릴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B2B를 앞세워 가전 시장에서 판매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주거 환경을 결합한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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