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게임사가 신규 출시한 게임이 글로벌 PC·콘솔 시장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게임 유통 플랫폼 다각화로 국내 게임산업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지난 28일 얼리 액세스 버전(앞서 해보기)으로 출시한 게임 ‘인조이’가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글로벌 기준 1위를 차지했다. 30일엔 2위로 떨어졌지만 동시 이용자가 최대 8만7000명을 돌파해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래프톤의 인조이스튜디오가 개발한 인조이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인 ‘심즈’ 시리즈의 경쟁작으로 꼽힌다. 사실적인 그래픽과 게임 내 인공지능(AI) 활용 등이 특징이다.
넥슨이 같은 날 출시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스팀에서 매출 순위 4위까지 올랐다. 카잔은 인기 게임 지식재산권(IP)인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스팀 이용자 평가 등급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이용자 95% 이상이 긍정 평가)를 받았다. 국내 게임 두 개 이상이 스팀에서 매출 10위권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국내 게임이 글로벌 PC·콘솔 게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 게임 비중이 가장 컸다. 2023년 기준 59.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콘솔 게임 비중은 4.9%에 불과했다. 2023년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100만 장 이상 팔렸고, 작년엔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가 스팀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게임사 상당수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으로 매출을 올렸는데 최근엔 PC·콘솔에서 새로운 게임 장르에 도전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