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분명 희망을 보여준 투구였다. 황준서(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김원형 감독의 두산 베어스에 0-8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3연승이 좌절된 한화는 4패(4승)째를 떠안았다.
결과는 패배였으나,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오웬 화이트의 부상으로 대체 선발로 나선 황준서는 호투하며 한화에 위안을 안겼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말 박준순의 우전 안타와 정수빈의 우전 안타, 양의지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에 몰린 것. 다행히 무너지지 않았다. 다즈 카메론, 안재석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이어 양석환은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2회말은 깔끔했다. 박찬호(삼진), 박지훈(투수 땅볼), 이유찬(우익수 플라이)을 돌려세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이후 3회말에도 박준순(삼진), 정수빈(좌익수 플라이), 양의지(좌익수 플라이)를 모두 물리쳤다.
4회말에도 안정감은 지속됐다. 카메론, 안재석, 양석환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중심 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5회말이 아쉬웠다. 박찬호의 중전 안타와 2루 도루, 박지훈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와 마주했다. 이어 이유찬에게 볼넷을 범하자 한화는 우완 윤산흠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윤산흠이 후속타자 박준순에게 좌월 3점포를 허용, 2명의 주자에게 모두 홈을 헌납하며 황준서의 이날 자책점은 2점이 됐다.
최종 성적은 4.1이닝 3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2실점. 총 투구 수는 71구였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측정됐다. 아쉽게 한화가 이후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패함에 따라 시즌 첫 패전이 따라왔다.
그래도 가파른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었던 역투였다. 2024년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황준서는 이날 전까지 통산 59경기(128이닝)에서 4승 16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4를 올린 좌완투수다. 2024년 3월 31일 대전 KT위즈전에서 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작성, 입단 첫 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챙긴 KBO 통산 10번째 고졸 루키가 됐지만, 이후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23경기(56이닝)에 나섰으나, 2승 8패 평균자책점 5.30에 그쳤다.
이에 황준서는 겨울 동안 절치부심했다. 비시즌 오랜 숙제였던 벌크업에 성공했고, 구속 및 구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후 황준서는 아쉽게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으나, 좌절하지 않았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이날 모처럼 잡은 1군 선발 기회에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한화는 누가 뭐라해도 화끈한 공격력이 강점인 팀이다. 단 타선에 비해 투수진은 약하다는 평가. 이런 상황에서 황준서가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한화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과연 황준서는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김경문 감독을 미소짓게 할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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