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티 코번트리(41·짐바브웨)가 세계 스포츠계를 주도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새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여성으로서도, 아프리카 대륙출신으로서도 최초다.
코번트리는 20일(현지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IOC 총회에서 제10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IOC 새 위원장으로 6월에 부임할 코번트리의 임기는 8년이다. 한 차례 4년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2년간 '세계 스포츠계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다.
코번트리는 1차 투표에서 전체 97표 가운데 당선에 필요한 과반인 49표를 정확하게 얻었다. 그 뒤를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65·스페인) IOC 부위원장이 28표로 이었다.
우리나라의 전북이 도전장을 낸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코번트리 위원장 당선인이 주도하는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코번트리는 유일한 여성 후보로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과 IOC 선수 위원을 거쳐 성별의 벽을 넘어 역사를 썼다. 앞서 9명의 위원장은 모두 남성이었다.
또 코번트리는 아프리카 대륙 출신으로는 최초로 위원장에 올랐다.
코번트리는 2004 아테네 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 200m와 2008 베이징 올림픽 같은 종목 금메달을 딴 올림픽 챔피언 출신이다. 올림픽 메달만 7개(금 2, 은 4, 동 1)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번 IOC 위원장 선거는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 때 토마스 바흐(독일) 현 위원장이 뽑힌 뒤 12년 만에 열렸다.
바흐 위원장이 막후에서 지원했다고 알려진 코번트리 당선인은 역대 최다 후보 난립으로 쉽게 당선인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차에 과반(49표)을 득표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수락 연설에서 "여러분 모두가 내린 결정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 이제 우리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3년 앞으로 다가온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스포츠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또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IOC의 역할과 젠더 문제, 러시아의 올림픽 복귀 로드맵 설정, 미국과 새로운 중계권 계약 체결 등도 과제다.
한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IOC 명예위원으로 추대됐다.
IOC는 이날 총회에서 반 전 총장과 프란체스코 리치 비티 전 하계올림픽종목연합(ASOIF) 회장 등 2명을 IOC 명예위원으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IOC는 올림픽 운동에 탁월한 공헌을 한 저명한 인사를 명예위원으로 추대해 선출한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인 최초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한 반 전 총장은 2017년 IOC 윤리위원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