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올림픽 개최를 노리고 있다.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사이드 더 게임스’는 현지시간으로 19일 미하일 데그탸레프 러시아 스포츠부 장관 겸 러시아 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목요일 타스 통신과 진행한 인터뷰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데그탸레프는 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래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다. 이전의 두 차례 경험을 토대로 가능한 최고 수준의 대회를 치를 준비가 돼있다”는 말을 남겼다.
그의 말대로 러시아는 올림픽을 치를 역량이 충분한 나라다. 1980년 하계올림픽, 2014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다. 2018년에는 FIFA 월드컵을 유치했다.
그는 러시아가 인프라, 경험, 환대 능력 등 대회 유치에 필요한 모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현재 국제 정세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IOC의 제재를 받고 있다.
IOC는 지난 2022년 2월 국제 스포츠 경기 단체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 선수들의 대회 참가를 금지하는 권고안을 냈다. 대부분의 경기 단체들이 이같은 권고를 따르면서 러시아 스포츠는 사실상 국제 스포츠계에서 ‘왕따’가 됐다.
2023년 3월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IOC는 ‘군대, 혹은 국가 보안 기구와 연관이 없으며 전쟁에 관한 지지를 표명한 적이 없는’ 개인에 한해 러시아 출신 선수들이 중립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러나 단체 종목의 경우 여전히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내년에 열리는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23년 10월에는 ROC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인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로제, 헤르손 지역의 지역 올림픽 평의회를 편입시킨 것과 관련해 IOC가 올림픽 헌장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ROC에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런 상황임에도 데그탸레프는 “조만간 우리는 모든 관계를 회복하고 올림픽 유치를 위한 길을 닦을 것이다. 우리가 동계, 하계 올림픽 모두 유치 신청을 할 것임을 확신한다”며 올림픽 유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는 가장 친절한 나라중 하나이며, 필요한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지난 2018년 월드컵 때는 모스크바, 예카테린부르크, 카잔, 볼고그라드, 칼리닌그라드 등 여러 도시에서 러시아 사람들이 얼마나 방문객들을 친절하게 대했고 자국 팀을 응원해줬는지 그 따뜻한 기억들을 전세계에 심어줬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이어서 최근 스위스 로잔에 있는 IOC 박물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모스크바 올림픽과 소치 올림픽의 기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림픽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보이콧이 아닐 것이다. 올림픽은 화합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1980년 대회에서 (서방 세계의) 보이콧이 있었고 이후에는 (1984년 대회에서) 우리가 보이콧을 했다. 그 당시에도 그랬고, 오늘날 국가대표 선수들이 직면한 차별도 그렇고 모두 잘못된 것들이다. 모든 것을 버려야한다”며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제재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그는 “대체 대회가 우리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1984년에도 (올림픽을 대신한) 프렌드십 게임을 열었던 경험이 있다”며 올림픽을 완전히 대체할 대회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