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논쟁으로 본 韓 임금구조의 덫
호봉급 도입 비율 낮아졌지만
직무급·직능급 비중도 줄어
中企 대다수는 성과체계 없고
'집단분배' 관행 여전한 대기업
연구직·생산직 보상 차이 미미
성과급 적극적인 실리콘밸리
주식 보상해 기업가치와 연동
반도체와 완성차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성과급 논쟁은 해당 기업 내부의 임금 분쟁을 넘어 한국식 임금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호봉제'에 기반한 임금 구조는 개인의 성과가 아닌 근속 연수나 소속 부서 등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왜곡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0여 년간 직무 중심의 임금체계 확산을 추진해 왔다. 공공 부문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민간 기업으로의 확산은 아직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급 논쟁을 단순한 분배 갈등이 아니라 한국형 인센티브 구조를 재설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100인 이상인 사업체의 호봉급 도입 비율은 2014년 68.3%에서 2024년 52.6%로 점차 낮아졌다. 겉으로 보면 연공서열 체계가 약화되는 흐름이지만 직무급·직능급이 이를 대체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
같은 기간 직무급 비중은 12.2%에서 8.3%로 오히려 감소했다. 정해진 임금체계가 없다는 뜻의 '무체계' 비중은 48.5%에서 64%로 확대됐다. 숙박·음식점업(79.9%), 개인서비스업(77.2%), 부동산업(72.5%) 등 서비스업에서 무체계 비중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년간 양질의 대기업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가운데 중소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근속 연수가 짧고 직무 난이도도 낮아 체계적인 제도를 갖추기 어렵다. 반면 대기업은 호봉제를 유지한 채 성과급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운용해 왔다. 노동시장에 임금체계가 '이원화'돼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 대기업과 공공 부문의 임금체계는 '호봉 중심 기본급 + 집단분배형 성과급' 구조로 요약된다. 이 같은 구조의 출발점은 1970~1980년대 제조업 중심 고도성장기에 설계된 이연보상체계다. 초기 저임금을 감내하는 대신 장기 근속을 통해 보상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도입 당시에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합리적인 구조였다.
하지만 평생직장 모델이 해체되면서 전제는 무너졌다. 기업 간 경쟁 심화로 평균 근속 연수는 짧아지고 고숙련 근로자일수록 이직은 일상화됐다.
근로자는 중도 이직을 통해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게 당연한 전략이 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장기 보상보다 즉각적인 현금 보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같은 이연보상체계의 붕괴는 자연스럽게 성과급 확대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현재 대기업·공공 부문 성과급은 '성과 보상'이 아닌 '집단 보상'에 가깝다는 점이다. 예컨대 삼성전자처럼 업황 호조로 영업이익이 급증할 경우 구성원들은 개인 기여도와 무관하게 대규모 성과급을 기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연구직과 일반직 사이에 보상이 충분히 차별화되지 않는다.
노조는 '집단 보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회사와 투쟁에 나선다. 노조 입장에선 개인 성과별 차등 지급은 단결력을 약화시키는 방해 요인일 뿐이다.
이런 환경에서 개인의 직무 가치와 성과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핵심 인재는 더 큰 보상을 얻기 위해 미국 빅테크로 떠나는 악순환까지 벌어지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젊은 세대에게 장기 보상을 전제로 한 연공형 체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현금 중심 성과급보다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주식 보상을 통해 기업의 미래 가치와 개인 보상을 연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SU는 근속이나 성과 등을 조건으로 걸고 직원에게 주식을 무상 지급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미국 빅테크는 이미 직무·성과 중심의 보상체계를 정착시켰다. 구글과 메타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핵심 인공지능(AI) 인재 확보를 위해 수십억~수백억 원 규모의 보상을 제시한다. 성과에 따라 RSU를 차등 지급하고, 주가 상승이 미래의 보상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구조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경우 직원 80%가 1인당 100만달러(약 15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가 대폭 상승한 덕분이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연구개발(R&D) 인력 보상을 크게 늘릴 경우 형평성 문제로 다른 직군에도 일정 수준의 보상이 병행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핵심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직무 중심 보상체계 도입은 불가피"라고 말했다.
[나현준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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