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 Dining] “쉿, 소문 내지마~” 미식가의 비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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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외부기고자)
입력 :  2025-04-14 15:31:36

여기에 이런 곳이? 맛집 검색에도 안 잡히는, 현지인들만 아는 ‘맛의 아지트’가 있다. 거창한 미식 말고, 진짜 우리가 자주 먹고 싶은 맛, 그런 곳. 미식가들의 비밀 식당을 소개한다.

종호네 콩비지
#종로 맛집 #감자탕계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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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기대하고 앉은 식탁 위에 올라온 건 커다란 냉면기에 담긴 멀건 스프? 종로 골목에 자리한 ‘종호네콩비지’는 서울에서도 드물게 이북식 콩비지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비지찌개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콩의 고소함 뒤에 돼지뼈를 우려낸 깊은 육향이 어우러져 국물 맛이 진하다. 치트 키는 양념간장. 슴슴한 기본 콩비지에 특제 양념간장을 가미하면 감칠맛이 확 오른다. 이 음식이 낯선 손님들에게 주인 할머니는 냉면기에 밥과 무생채, 김치를 넣어 함께 비벼 먹는 법을 추천한다. 아삭한 양파와 매콤한 고추가 들어간 간장으로 휘 둘러 비벼주면 이거다 싶은 맛이다.

조금 더 이북식 콩비지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따구 비지를 소개한다. 가마솥에서 야들하게 삶아진 돼지 등뼈, ‘따구’에 비지가 가득 올라가 등장한다. 꾸덕한 콩비지와 부드러운 살코기가 함께 어우러진 맛이 꽤 매력적이다. 자칫 느끼할 때 곁들여 나오는 김치와의 궁합이 최고. 첫 방문인 따구 비기너라면 베이직한 콩비지, 김치 따구가 좋다.

충무할매김밥
#반포 맛집 #노포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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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쇼핑타운 지하 먹자골목 안 ‘충무할매김밥’은 반포 토박이들에게 소문난 ‘숨은 맛집’이다. 이곳의 대표는 단연 충무김밥. 통영 현지보다 더 맛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한 오징어무침, 시원한 석박지가 그만이다.

김밥만 먹기 허전하다면 눅진한 쌀떡볶이를 추가해 보자. 매콤 달달한 소스에 충무김밥을 찍어 먹으면 또 다른 새 메뉴가 된다. 국물이 먹고 싶은 이들을 위한 메뉴도 있다. 졸깃 감자수제비는 계란 탁, 김 송송 들어간 집밥 스타일 뽀얀 수제비로, 노포 분위기에 함께 정감 넘치는 엄마 손맛을 소환한다.

만다린
#기흥 맛집 #수타손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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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의 대형마트, 유명 아울렛, 골프장과도 가까워 미식가들의 참새방앗간을 자처하는 ‘만다린’. 양념 속 아삭한 양파 향이 끝내주는 간짜장은 물 한 방울 나오지 않게 잘 볶아준 뒤 수타로 뽑은 졸깃한 면에 착 감겨 맛 포텐이 터진다. 해물 짬뽕도 만만찮다. 싱싱한 해산물과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 맛은 기본이다.

꿔바로우, 팔보채 등의 인기 메뉴뿐만 아니라 이곳만의 가성비 코스도 꽤 알차다. 2~4만 원대로 요리를 5~6개 먹을 수 있는 코스 라인업이 좋다. 연두부 샐러드와 새우요리, 탕수육에 기본 식사(짜장 or 짬뽕)를 포함한, 가격 부담 없는 점심 코스도 훌륭하다.

[글과 사진 최유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5호(25.04.1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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