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차세대 디즈니’를 목표로 설립된 영국의 한 미디어 스타트업이 수천만 유로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유럽 크리에이터·미디어 인프라 분야에서 이뤄진 초기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영국의 미디어 스타트업 스티븐닷컴은 최근 미국의 슬로우벤처스와 독일 아페이론인베스트먼트그룹 등으로부터 수천만 유로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규모는 비공개이나 스티븐닷컴은 이번 라운드로 3억6500만유로(약 5000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스티븐닷컴은 ‘크리에이터가 곧 브랜드이자 기업이 되는 시대’를 목표로 설립된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미디어와 벤처, 기술을 하나의 플랫폼 아래에 결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크리에이터 지적재산(IP)을 확보해 콘텐츠, 상품, 벤처로 확장하는 식이다. 회사는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인터뷰 팟캐스트를 스트리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비디오형 팟캐스트를 위한 AI 분석 및 테스트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투자사들은 스티븐닷컴의 성장 잠재력과 시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이번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글로벌 크리에이터 경제 규모는 2030년까지 52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티븐닷컴은 개인 창작자를 제도권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시킬 인프라를 만들고 있는만큼, 여타 경쟁사와는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유럽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전략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신호이자, 개인이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맞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번 투자로 회사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상업화하고 기술 기반을 확장할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스티븐닷컴 측은 “지난 100년간 디즈니가 미키마우스라는 하나의 캐릭터 IP로 글로벌 제국을 구축했듯 우리는 창작자 자체가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되는 시대를 만들고 있다”며 “창작자의 IP와 자본, 인프라를 하나로 결합해 차세대 크리에이터 경제를 이끌겠다. 크리에이터 미디어와 벤처를 양축으로, 독자 기술 인프라를 결합해 현대판 디즈니 모델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라운드는 올해 유럽 내 크리에이터·미디어 인프라 분야에서 집계된 대부분의 초기 단계 투자를 압도하는 규모다. 앞서 영국의 노코드 AI 에이전트 제작사 어시스터와 AI 기반 크리에이터 경제 플랫폼 페이드, 독일의 크리에이터 전용 이커머스 스타트업 월드는 각각 수백만~1000만 유로 수준의 투자를 유치했으나, 스티븐닷컴처럼 3억유로대의 밸류에이션을 받은 곳은 전무하다.

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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